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해 온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뇌물죄 적용과 ‘윗선 개입’ 규명에 상당수 실패한 채 수사 대상 의혹 대부분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3대 특검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넘겼다.
내란·순직해병 특검 인계 사건 수사팀 편성을 마친 경찰은 김건희 특검에서 넘겨받는 사건의 규모와 성격을 고려해 수사팀을 구성하는 등 최대한 신속히 준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30일 특검팀 최종 수사 결과 자료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수사 대상 16건 중 13건을 미완의 상태로 특수본에 이첩할 방침이다. 특검법상 특검팀은 31일까지 잔여 사건을 특수본에 넘겨야 한다.
이첩 대상에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뇌물죄 수사, 검찰의 김씨 수사 무마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이 포함됐다.
특검팀은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막판까지 뇌물죄 적용을 검토했으나,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김씨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하는 데 그쳤다.
특가법상 뇌물죄는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지만, 알선수재 혐의로 특검팀이 구형할 수 있는 최대 형량은 7년6개월이다.
그러나 특수본 수사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뇌물 혐의를 규명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뇌물 수사는 원래 어렵다. 안 받았다고 하면 입증해야 할 게 많아 더욱 까다롭다”며 “(해당 의혹의 경우) 직접 받은 사람이 김씨인데 공무원이 아니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공모했다는 걸 밝히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했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디올 가방 수수 사건 관련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도 경찰 수사로 넘어가게 됐다. 특검팀은 수사 기간 종료 전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당시 지휘부를 소환했지만, 이들이 출석에 불응하며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히지 못한 사건도 적지 않다.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의 경우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 윗선으로 지목됐지만, 특검팀은 원 전 장관 소환조사조차 하지 못했다. 아울러 대우조선 파업 사태 및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에서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서도 “현 단계에서 기소 대상을 찾기 어렵다”면서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특수본은 앞서 먼저 종료된 채해병·내란 특검팀 잔여 사건과 함께 김건희 특검팀의 잔여 사건까지 넘겨받아 본격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1팀은 채해병 특검 사건을, 2팀은 내란 특검 사건을 각각 수사하고 있으며, 3팀이 김건희 특검 사건을 맡게 된다. 3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금품수수 의혹과 검찰 부실수사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이 다수 인계되는 만큼 그 규모가 3개 수사팀 중 가장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인계된 사건들을 분류한 뒤 김우석 경찰청 안보수사1과장을 3팀장으로 정하고 수사관 16명을 우선 선발했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3대 특검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며 ‘2차 종합특검’ 추진을 예고했다.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선 특검이 남발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수사와 기소, 공소 유지까지 가능한 특검 확대가 현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