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 해 동안 고강도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6%를 넘어섰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2~6.23%로 금리 상단이 6%대를 돌파했다. 지난 11월 말(3.78~6.08%)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15%포인트, 0.14%포인트씩 뛰었다. 일반적으로 고정형보다 낮은 6개월물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3.70~5.87%로 올라 상단이 6%대에 근접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4~5.64%, 신한은행 연 3.92~5.32%, 하나은행 4.17~5.37%, 우리은행 4.17~5.37%, NH농협은행 3.93∼6.23%를 나타냈다. 6개월물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KB국민은행 4.15∼5.56%, 신한은행 3.92~5.32%, 하나은행 4.07~5.28%, 우리은행 3.95∼5.28%, NH농협은행 3.77∼5.87% 수준을 보였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금리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는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새해에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은행권 금리 상단이 7%선을 뚫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2020~2021년 2%대 저금리 시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했던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급격히 커지게 됐다. 5년 고정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이 순차적으로 금리 재산정 시기를 맞고 있어서다.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신고일 기준 지난 11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6만1407건으로 전월 대비 11.9% 줄었다. 특히 수도권(2만7697건)과 서울(7570건)은 전월 대비 각각 30.1%, 51.3%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4395건)만 보면 전월 대비 60.2% 급감했다.
거래량이 줄어도 가격이 내려가기는커녕 치솟고 있는 상황은 ‘공급 절벽’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11월 서울 주택 분양 물량은 0호다. 지난 11월에는 5506호가 분양됐다. 2025년 1∼11월 누적 서울 분양 물량도 1만2219호로 전년 동기(2만6084호)보다 53.2% 줄어들었다.
분양 물량이 줄면서 지난 11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794호로 전월(6만9069호) 대비 0.4% 감소했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66호로 전월 대비 3.9% 증가했다. 2012년 3월(3만438호) 이후 최대치로, 그중 약 92%가 비수도권이다. 서울과 달리 지방은 빈집이 남아도는 양극화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1월 월세 거래량은 13만2381건으로 전월 대비 4.4% 증가했고 지난 11월보다는 19.0% 늘었다. 1∼11월 누적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62.7%로 전년 동기 대비 5.3%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