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호남행이 잦아지고 있다. 당대표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전남을 찾았던 정 대표는 한 해 마지막 날 일정을 전북 전주에서 소화하며 호남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조국혁신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남 말고 차남한테도 기회를 달라”며 호남 민심을 공략하려 들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정 대표는 31일 전주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10남매 중 막내인 저만 충남 태생이고 저희 형님, 누나들은 다 전북 완주 출생”이라고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북을 “동학의 발상지이자 민주주의의 발원지”라고 치켜세우며 “전북에서 발원한 민주주의 역사가 140년이고, 그 정신에 입각해 현재의 헌법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고선 당 차원 노력으로 전북이 사상 첫 10조원대 예산 시대를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선 정 대표가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박찬대 의원을 꺾고 당대표에 당선될 수 있던 배경엔 호남 민심의 압도적 지지가 있었다고 본다. 정 대표가 21대 대선 때 ‘골목골목 선거대책위원회’ 광주·전남위원장으로서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을 늘렸던 것이 당대표 선거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 당내 평가다. 민주당 한 의원은 “정 대표가 호남을 각별히 챙기고 있고, 호남인들의 정 대표 지지세도 강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간 다수 의석을 줘도 일처리를 야무지게 못 했는데, 정 대표가 개혁 입법 성과를 내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지지자들 반응이 적잖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로도 전남(5회), 전북(3회), 광주(2회)를 틈날 때마다 찾았다. 한 호남권 의원은 “우리 지역은 정치인에 대한 눈높이와 기대치가 높다. 자주 소통하는 게 기본”이라고 했다. 정 대표의 이번 호남행은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혁신당이 지역 기반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27일 전북 정읍·부안·고창을 훑은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이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