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일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항소 여부와 관련해 “검찰에서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사건 항소 기한은 이날까지지만, 검찰은 아직 항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장관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사태 당시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가 야권으로부터 “사실상의 항소 포기 지휘”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날 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에 서해 피격 사건) 수사지휘를 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장관으로 오면서 구체적 사건은 지휘를 안 한다는 것이 내 원칙이었고, 이 사건에 관해서는 단 한마디도 전하지 않았다”며 “사건 내용만 어떻게 결론이 났다는 이야기만 듣고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어 지난해 11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때를 언급하며 “신중 검토하라고 했더니, 그러면 하지 말라는 거 아니냐고 난리가 났던 거 아닌가”라며 “나는 (법무부) 차관한테 어떻게 해라, 이거에 대해서 지침을 준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장관은 서해 피격 사건 수사를 겨냥해선 “대통령의 권한 내에서 그 당시에 했던 여러 가지 조치들을 다 뒤집어엎으려고 상당히 의도된 수사였던 건 명백한 거 아닌가”라며 “사실상 정치 보복 수사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이 사건 자체는 검찰에서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이미 국가정보원도 (피고인들에 대한) 고발을 취소하고 이게 사실과 다르다고 지금 처음에 이야기했던 게 왜곡됐다, 허위 조작이라는 이야기를 국정원도 하고 있는 거 아닌가. 지금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검찰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해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다. 검찰은 문재인정부 안보 라인이 이씨 피살 사실을 축소·은폐했다고 보고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은 지난달 26일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이들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 이후 서울중앙지검 수사·공판팀은 항소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지휘부에 보고했으나,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추가 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이 같은 서울중앙지검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이 장관 보고 전에 알려진 데 대해서도 “도대체 엉망”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