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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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찌프스 신화’ 오선과 한음 “데뷔 40주년 음원 내자… 그렇게 시작했죠” [차 한잔 나누며]

입력 : 2026-01-04 19:50:15
수정 : 2026-01-04 22: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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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만에 신곡 ‘외로웠다’ 낸 ‘오선과 한음’

김선민·정태철 원년 멤버 함께
가수 정재훈 젊은 목소리 더해
생각 못한 좋은 반응에 힘 얻어
우리만의 색 담긴 다음 곡 구상

“이번 음원 ‘외로웠다’는 ‘데뷔 40년이 됐으니 음원 하나 내놓자’라고 시작했던 건데 주변에서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어요. ‘오선과 한음’이라는 이름을 우리 스스로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거죠.”

1980년대 ‘빛바랜 사랑’과 ‘시찌프스 신화’ 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오선과 한음’이 지난달 19일 데뷔 40주년 기념 음원 ‘외로웠다’를 발표했다.

 

활동 중단 38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오선과 한음’의 김선민(오른쪽)과 정태철은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가볍게 신곡을 발표한 것인데,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다음에는 ‘오선과 한음’스러운 노래를 준비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문 기자

원년멤버 김선민과 정태철, 그리고 정태철의 조카이자 가수 정재훈이 함께 한 ‘외로웠다’는 록 기반의 기타 소리가 매력적인 곡으로, 가슴에 새긴 사랑·이별에 관한 추억과 그리움을 독백처럼 묘사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선민과 정태철은 처음에는 앨범 발매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고 털어놨다. 다시 노래하고 싶어했던 정태철과 달리 김선민은 이미 프로듀서와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어서 음원 발매에 생각이 없었다. “다 늙어서 무슨 음원을 내냐”는 생각을 했던 김선민은 정태철의 계속된 요청에, 특히 데뷔 40주년이 됐다는 말에 ‘그래. 음원이라도 내보자’라고 마음을 고쳐먹었고, 3개월여 만에 곡 작업을 마쳤다.

“곡을 준비할 당시에는 오랜만에 노래를 발표한다는 것에만 집중하고 ‘오선과 한음’이나 ‘데뷔 40주년’, ‘38년 만에 발표’ 등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냥 정태철의 부탁에 노래를 발표한 거였죠.”(김선민)

그래서 방송·라디오 등 신곡 홍보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대를 풍미했던 이들의 ‘귀환’은 화제가 됐다. 김선민은 “신곡에 대해 주변 반응이 너무 좋아서 유튜브에서 ‘오선과 한음’을 검색해왔는데 우리도 모르게 우리 노래가 많이 올라와 있더라”며 “과거에는 유튜브 등이 없어서 이런 반응을 알 수 없었는데, 우리의 노래를 많은 분들이 아직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오선과 한음은 1981년에 ‘프라이데이 태초의 아멘’이라는 동아리를 통해 알게 된 김선민과 강태호, 정태철이 만든 그룹이다.

1984년 프로듀서 서희덕이 기획한 옴니버스 앨범에서 ‘시찌프스 신화’로 처음 이름을 알렸으며, 이듬해 군 입대로 정태철이 빠진 김선민과 강태호 둘이서만 ‘빛바랜 사랑’, ‘시찌프스 신화’ 등이 수록된 정규 1집을 발매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1987년에 2집까지 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김선민이 프로젝트 그룹 ‘마로니에’로 활동하면서 오선과 한음의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30년 만의 복귀, 그리고 ‘외로웠다’는 노래 제목. 정태철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 “늙어서 외롭다”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 서로 늙어가는 모습 보니까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거기에 한 번 지나간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나이 들어본 사람만이 느끼는 감정을 노래에 담았어요.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정호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 문구를 보고 지금 우리 모습처럼 느껴져 제목과 가사에 넣었습니다.”(김선민)

노래 장르는 소프트 팝 록이다. 김선민은 “젊은이들도 좋아할 수 있는, 세대를 아우르는 록을 하고 싶었다”며 “기타 위주로 편곡했고, 정재훈이라는 젊은 목소리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오선과 한음’스러운 노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정태철이 졸라서 시작했지만, 제가 더 하고 싶어졌어요. 프로듀서 김선민이 아니라 ‘오선과 한음’으로 발표하니까 의미가 더 있는 것 같아요. 내년 6월쯤에는 진짜 ‘오선과 한음’스러운 노래를 발표할까 합니다. 예전 아날로그적인 느낌과 지금 유행하는 경향을 모두 담은 록 계열 노래를 준비 중입니다.”(김선민)

앞으로 행보에 대해 김선민과 정태철은 “음악이 우리 인생의 종착지”라며 “음악은 오선(지)만 있으면 안 되며 한 음만 있어도 안 된다. 오선(지)과 한 음이 함께 해야 음악이 되고 그게 인생과도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