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2차 추돌로 경찰관과 견인차 운전자가 숨지고 119구급대원 등 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사고 수습 과정에서의 안전 대책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전북경찰청과 전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23분 전북 고창군 고수면 우평리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73㎞ 지점에서 승용차 간 교통사고를 수습 중이던 현장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돌진하는 2차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승용차 2대가 추돌한 1차 사고 이후 현장을 정리하던 중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견인차가 경상을 입은 운전자들을 조치하고 사고 차량을 견인하며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뒤따르던 SUV가 사고 현장을 덮쳤다. 2차 추돌로 전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12지구대 소속 이승철(55) 경감과 견인차 운전자(30대)가 숨졌다. 또 구급대원 2명과 1차 사고 차량 운전자, SUV에 탑승한 일가족 5명 등 모두 9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급대원 1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는 순찰차와 구급차, 견인차 등 긴급 차량들이 정차해 있었고 경광등도 작동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차 가해 차량 운전자 A(38)씨는 경찰 조사에서 “졸음운전을 했다”고 진술했으며 음주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과속 여부 등을 포함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은 멀리서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긴급 차량이 배치돼 있었다”며 “현장 안전 확보와 2차 사고 예방 대책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이번 사고를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열악한 근무 환경이 초래한 구조적 인재”라고 지적했다. 직협은 “사고 예방에 필요한 현대화된 장비 보급뿐만 아니라 사고 수습 시 반드시 충분한 백업 인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현장 인력 운용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청은 이번 사고로 숨진 이 경감을 경정으로 1계급 특진 추서한 데 이어 6일 영결식을 전북경찰청장장(葬)으로 엄수할 예정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전주시민장례문화원에서 고인을 조문하고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