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올해 9월쯤 컨테이너선을 이용해 부산에서 유럽 최대 무역항인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를 시범운항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북극항로 진출 거점으로서 동남권을 해양수도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 육성 전략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성범 해수부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5일 부산 동구 해수부 청사에서 부산 이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밝혔다. 김 차관은 우선 북극항로 개척과 관련, “올해 3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을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시범운항하고, 쇄빙선 등 극지항해 선박 건조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또한 내빙과 쇄빙 기능을 갖춘 컨테이너선 건조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발굴하면서 극지 해기사도 양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통해 해수부는 극지운항 경험과 정보를 축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상반기 중 시범운항 선박을 확보하고, 러시아와의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선사의 영업활동을 통해 화주를 찾은 뒤 9월 전후에 운항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북극항로 개척의 선결조건으로 꼽히는 러시아와 협력 부분에 대해선 “러시아가 수역 통과에 따른 허가를 요구하고, 바다 상황에 따라 쇄빙선을 써야 할 수도 있어서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도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참여한 입장에서 그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어 양자를 조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가속화를 위한 청사진도 밝혔다. 해수부는 해운기업에 정책자금 확대, 조각투자 허용, 세제혜택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중소선사에는 친환경 선박 신조 보조금(선사가 새로운 배를 만들 때 건조 비용 일부 무상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또 “자율운항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완전 자율운항 선박의 핵심기술 연구개발(R&D)에 2032년까지 총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동남권에 해양수도권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해양수도권 육성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동남권에 행정·사법·금융·기업 인프라를 집적시켜 시너지를 창출하고, 부산항을 세계 최고의 항만으로 도약시켜 수도권에 필적하는 해양수도권으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북극항로 추진본부를 중심으로 1분기까지 전략안을 만들고, 그 안을 토대로 지역과 전문가 등과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2030년까지 김 수출액 15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차관은 “가공 단계를 거치면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차원에서 원물 보다는 마른김, 마른김보다는 조미김으로 변화해 같은 원물을 갖고도 수출을 늘리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달 중 발표 예정이었던 해수부 소속 산하기관들의 이전 로드맵 공개는 미뤄졌다. 김 차관은 “연말연시에다가 해수부 이전 등 업무 등으로 속도가 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전 비용과 관련한 부처 협의, 직원들의 지원 문제, 지방 정부와의 논의 등을 추가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수부 신청사는 내년부터 설계에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