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6일 “지금이야말로 재정이 적극적으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간 재정 건전성을 강조해왔던 이 후보자가 ‘똑똑한 재정’을 내세우며 이재명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손주하 의원 징계 논란과 자녀 관련 의혹에 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반박했다.
◆“중복 걷어내고, 필요한 부분에 ‘똑똑한 재정’”
이혜훈 후보자는 6일 재정운용 관련 학계·연구기관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재정 여건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자는 대내외 여건에 대해 “유례 없이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민생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인공지능(AI) 대전환·인구 변화·기후위기·양극화·지방소멸 등 복합 위기가 성장잠재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회복세 공고화, 잠재성장률 반등, 양극화 완화 등을 위해 재정이 적극적으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재정이 필요한 시점에 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일관된 소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꼭 필요한 부분에 스마트한 맞춤형 지원을 하는 ‘똑똑한 재정’을 하자는 것이 본인의 평생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출을 효율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중복은 걷어내고 누수는 막아 재정 여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며 “여러 부처에 산재한 유사·중복 사업 정비, 의무·경직성 지출 재구조화 등 재정 혁신 난제 해결이 기획예산처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재정 투자의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책임 있는 적극재정 구현’을 공직자로서의 마지막 소명으로 삼겠다”며 향후 재정 정책 운영의 기본 방향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간담회 일정은 하루 전날 추가됐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읽힌다. 이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도 각종 의혹들에 “청문회에서 다 소상히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손주하 징계, 후보자와 무관”
기획처 인사청문회 지원단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손주하 의원 징계와 관련해 이 후보자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손 의원이 받은 당원권 정지 2개월 처분은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와 중앙당 윤리위원회에서 내려진 처분”이라면서 “이 후보는 시당이든 중앙당이든 그 어느 쪽에도 윤리위원장이나 윤리위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성비위자를 감싸며 피해자인 손 의원을 징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시점이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장남의 국회 인턴 특혜 의혹 관련해선 “삼남과 마찬가지로 장남이 진학한 학교 역시 교외 활동 제출을 허용하지 않는 원칙이 있었다. 장남의 인턴 경력이 입시에 활용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전세 아파트 편법 증여 논란과 관련 “후보자의 전셋집을 사용하는 대가로 아들이 매월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차남은 지난해 5월 서울 동대문의 재개발 구역 주택과 땅을 이 후보자의 시어머니로부터 증여받았는데, 이곳은 이 후보자가 과거 “전농동 일대 재개발 추진에 역량을 쏟겠다”고 발언한 곳으로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지원단은 “후보자는 관련 공약 발표 후 보름 만에 낙선해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