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연일 ‘클린 선거’를 위한 제도 개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암행어사단 발족에 이어 시도당 위원장의 공천 관련 기구 참여를 금지하고 공천 관련 기록물 관리 규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받는 김병기 의원이 ‘버티기’에 돌입하자, 의혹이 공천 신뢰도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전하지 않도록 ‘시스템’ 개선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8일 당 지방선거기획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공천 투명성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며 “시스템 공천 투명성 강화를 위한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 지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우선 공천 관련 기구에 시도당 위원장은 참여를 금지하고, 지역위원장은 최소한의 필수적 인원만 참여하게 하기로 했다. 이해관계자의 표결 배제를 의무화하고, 공천 컷오프 시 부적격 사유를 명확히 기재하기로 했다. 김·강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정치인으로부터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한 대책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공천 관련 투서, 탄원서 등 자료 관리에 대한 규정도 만들기로 했다. 민주당이 김 의원 의혹을 담은 탄원서 처리 과정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혀 부실 관리 지적이 제기된 데 대한 조치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당의 자료 보존 연한이나 기록물 관리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며 “지방선거 전까지 당규에 공천 관련 기록물 관리 규정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천 관련 탄원서와 투서 등의 관리에 대한 규정이 없는 탓에 선거 기간 접수된 자료는 선거 6개월 후 파기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규 개정을 통해 공천 관련 자료의 구체적인 처리 방법과 보존 기한을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당에 접수된 공천 관련 자료는 공관위 검증 분과로 전달되고, 검증 분과에서 검증해 윤리감찰단이나 젠더 센터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결정의 근거를 기록해두고, 제보가 사실로 확인된 경우에는 윤리감찰단·윤리심판원이 기록해두거나 조직국이 당원 명부에 기록하게 하는 방안이 당규 개정 방안으로 거론된다. 보존 기한도 사안에 따라 영구 보존하게 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민주당 공천 뇌물 수수 의혹 사건 특검법’을 전날 발의한 국민의힘은 “즉각 받아들이라”고 압박했다.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건은 특검이 아니고서는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며 민주당에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김현지 부속실장까지 권력 실세들이 촘촘히 얽힌 사건이라 경찰이 눈치만 보고 있다”며 “특검을 거부한다면 스스로 유죄를 자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발의한 특검법 수사 대상에는 이 대통령이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당시 당대표로서 이번 의혹을 은폐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