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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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판 필리버스터?' 길어지는 尹 내란 결심…자정 넘기나

입력 : 2026-01-09 20:46:44
수정 : 2026-01-09 20: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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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측 서류증거 조사만 6시간 넘어…尹 눈 감고 '꾸벅꾸벅'
尹측도 의견진술 6시간 이상 예고…내일 새벽에야 구형 나올듯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마지막 재판이 9일 점심시간 포함 8시간째 진행 중이지만 아직 '본론'에도 진입하지 못해 이날을 넘겨 10일 새벽까지 '밤샘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공범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서류증거(서증) 조사와 의견 진술만 6시간을 넘기면서 심리를 종결하는 본격적인 결심 절차는 시작도 못 한 상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10명이 출석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 역시 의견 진술에만 6시간 이상을 쓰겠다고 예고한 터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구형이 자정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9일 오전 9시 20분께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김 전 장관 등 군 관련자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 결심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대체로 굳은 얼굴로 재판을 지켜봤으나 변호인단과 귓속말을 나누거나 미소를 띤 채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관련자들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김 전 장관을 비롯한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 사건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있다.

재판이 길어지면서 눈을 감은 채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은 꾸벅꾸벅 조는 모습도 종종 포착됐다. 휴정 시간에는 변호인에게 숫자를 세는 듯 제스처를 취하며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이날 공판은 서류증거 조사를 마무리 지은 다음 특검팀의 최종의견과 구형, 피고인 총 8명의 최후진술 순서로 진행된다. 통상 검찰 구형 이후 변호인 최종의견과 피고인 최후진술을 이어 진행하지만, 이날은 변호인들의 증거조사를 최종의견에 준해 진행하고 있다.

오전 9시 20분께 시작한 오전 재판은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유승수 변호사가 각각 2시간, 1시간씩 서증조사를 한 뒤 낮 12시 30분께 마무리됐다. 점심시간 뒤 2시에 재개한 오후 재판에선 김 전 장관 측 김지미 변호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피고인 8명 중 김 전 장관 측만 총 6시간 넘게 서증조사와 의견진술을 이어가면서 특검팀 구형과 피고인 최후진술을 듣는 본격적인 결심 절차에는 근처에도 못 간 셈이다.

김 변호사는 북한의 대남 도발 관련 논문을 들어 안보 위기 상황을 강조하는가 하면 계엄 당시 국회 앞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찍혔다는 사진 등을 들어 "군경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는 자들에 의해 국회 앞이 점거당하고 군인들이 폭행당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도 6∼8시간 서증조사와 의견진술을 예고했다. 다른 피고인들도 각 1시간∼1시간 30분을 쓰겠다고 밝힌 만큼 이날 특검팀 구형조차 10일 0시를 넘겨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 최종의견 진술은 2∼3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별 최후진술은 10일 새벽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후 4시 16분께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에게 "5시까지만 하라"고 요구하자, 윤 전 대통령 측 위현석 변호사가 "검찰은 서증조사를 7시간 반 했다. 모든 피고인이 7시가 반씩 할 권리가 있다. 충분히 참을 수 있다. 다른 피고인 변론 시간 제약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장관 측은 다른 변호인단에 양해를 구했다며 계속 서증조사를 이어갔다. 김 전 장관 측에선 김 변호사의 의견 진술에 이어 권우현·이하상 변호사가 추가 의견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에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측이 '법정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주장을 편다는 것이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오후 4시 40분께 언론 공지를 통해 "공동피고인들이 동일 기일에 순차적으로 변론을 진행함에 따라 전체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나 이는 각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번 절차가 1심에서의 마지막 변론인 만큼 모든 법리와 사실관계를 빠짐없이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해 왔다"며 취재진을 향해선 "다소 길어지는 재판 진행에 대해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