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감소하며 3만6천달러대를 겨우 유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지난 9일 최신 전망을 반영한 추산으로, 저성장과 고환율에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대만은 지난해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해 올해 4만달러 돌파가 사실상 확실시 된다.
◇ 저성장에 역대급 고환율 '이중고'…환율 그대로면 올해 3만7천932달러
11일 재정경제부·한국은행·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인당 GDP는 3만6천107달러로 전년보다 0.3%(116달러)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1인당 GDP 감소는 3년 만이다.
지난해 한국의 달러 환산 경상GDP는 전년보다 0.5% 감소한 1조8천662억달러로, 역시 2022년(1조7천987억달러) 이후 3년 만에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지난해 경상성장률을 3.8%로 봤다.
이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상 2024년 경상GDP(2천556조8천574억원)에 대입하면 지난해 경상GDP는 2천654조180억원으로 계산된다.
이 수치에 작년 평균 원/달러 환율(1,422.16원)을 적용해 미국 달러화로 변환하고, 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 상 총인구(5천168만4천564명)로 나누면 1인당 GDP가 산출된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6년 3만839달러로 3만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2018년 3만5천359달러까지 늘었지만,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감소해 2020년 3만3천652달러로 줄었다.
2021년에는 팬데믹 극복을 위한 경기 부양책과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수출 호조 등으로 3만7천503달러로 반짝 증가했지만, 2022년 물가 상승·금리 인상 등에 따라 3만4천810달러로 다시 감소했다.
작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예상치는 1.0%로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달러 환산 GDP가 더 축소됐다. 환율은 전년 평균(1,363.98원)보다 58.18원(4.3%) 올랐다.
올해는 정부 전망대로 경제가 성장한다면 1인당 GDP가 5년 만에 도로 3만7천달러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수준이라면 1인당 GDP는 3만7천932달러로 예상된다.
환율이 1,400원으로 내려가면 1인당 GDP는 3만8천532달러로 3만8천달러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 대만은 내년 4만달러 돌파 확실시…4년 연속 증가세
대만의 1인당 GDP는 지난해 이미 한국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대만 통계청은 지난해 11월 28일 제시한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자국의 1인당 GDP가 3만8천748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8월 15일 3만8천66달러를 예상한 뒤 석 달 만에 700달러가량 더 높였다.
한국의 2026년 1인당 GDP 추정치보다 대만의 지난해 1인당 GDP가 더 크다.
이는 지난해 대만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5%에서 7.37%로 3%포인트(p) 가까이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더해 대만 달러는 원화에 비해 강세를 이어왔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달러당 대만 달러는 2024년 말 32.805달러에서 지난해 말 31.258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한국은 지난 2003년 1만5천211달러로 대만(1만4천41달러)을 제친 후 22년 만에 역전당하게 됐다.
대만의 가파른 경제 성장은 인공지능(AI) 붐을 바탕으로 한 반도체 수출 호조 덕분으로 분석된다.
대만의 대표 기업인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로, 엔비디아 등에 납품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무라는 지난 9일 아시아 경제 월간 보고서에서 "지난 2024년 AI 관련 상품이 대만 전체 상품 수출의 65% 이상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AI 설비 투자 붐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올해도 이례적인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이 지난달 말 제시한 대만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0%로 집계됐다.
JP모건이 5.6%, HSBC가 5.2%, 뱅크오브아메리카가 4.5%, 골드만삭스와 노무라가 각 4.4%로 평균보다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UBS는 3.3%, 씨티는 2.7%, 바클리는 1.9% 등으로 상대적으로 박했다.
대만 통계청은 올해 자국의 1인당 GDP가 4만921달러로, 한국보다 먼저 4만달러를 첫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3만2천444달러, 2024년 3만4천238달러, 2025년 3만8천748달러에 이어 4년 연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한국의 1인당 GDP가 2024년 세계 34위에서 2025년 37위로 세 계단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대만은 38위에서 35위로 한국보다 한 계단 위에 설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지난해 3만4천713달러로 한국·대만 아래인 40위로 IMF는 예상했다.
세계 1위는 리히텐슈타인으로, 23만1천71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룩셈부르크(14만6천818달러), 아일랜드(12만9천132달러), 스위스(11만1천47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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