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해도 ‘금값’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발생한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정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이런 관측은 더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지난해만큼의 가격 폭등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
11일 뉴욕 상품 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 9일 국제 금 선물(2월물)은 온스당 4500.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4500달러를 돌파한 후 가격이 일시적으로 4300달러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서서히 올라 새해에 다시 4500달러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국제 금 가격은 64% 급등해 1979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매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제 금 가격을 밀어 올렸다. 이에 금 현물뿐만 아니라 ETF(상장지수펀드), 통장(골드뱅킹) 등 관련 상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시장에선 올해도 금 가격의 상승 추세를 전망하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만큼, 상승 폭은 줄어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의 장기적인 랠리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가격 부담으로 상승 폭은 다소 완만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시장에서도 비슷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1개 금융업체 전문가들의 올해 말 금 가격 전망치 평균은 온스당 4610달러 수준이었다. 3500달러에서 5400달러까지 전망치 폭이 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경우 JP모건은 5055달러, 골드만삭스 4900달러, 모건스탠리 4800달러를 전망했다.
지난해 금과 함께 주목받았던 은도 새해 들어 종가 기준 사상 처음 온스당 80달러를 넘어서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은은 지난해 가격이 142%나 치솟으며 1980년 은 파동 당시 고점(48.7달러)을 45년 만에 경신했다.
은값 전망치 역시 100달러까지 제시되는 등 올해도 상승 랠리가 예상되지만, 금보다 가격 변동 폭이 큰 탓에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은은 금보다 시장이 10분의 1 규모로 작아 작은 변수에도 가격이 크게 오르내리는 특성이 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은 시장은 이미 ‘붐-버스트’ 사이클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가격이 온스당 100달러로 상승해도, 50달러로 반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