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를 받는 '그림자 선단' 유조선들이 선적을 러시아로 변경하는 경우가 최근 급증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려고 강한 압박을 가한 최근 2주 동안 제재 대상 원유 수송 유조선이 러시아로 선적을 변경한 사례가 15건이 넘는다고 전했다.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 편집인 리처드 미드는 "선적을 러시아로 변경하는 것은 단속을 피하려는 것"이라며 "워싱턴과 모스크바 사이에 충돌 지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에 선적을 러시아로 변경한 유조선의 수는 25척이다.
그 중 18척은 선적 변경 시점이 작년 12월이며, 16척은 영국 혹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 운송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조선을 지금까지 5척 나포했으며, 최근 사례는 지난 9일에 나포된 '올리나'호(옛 이름 '미네르바 M'호)다.
그보다 앞서 선체에 러시아 국기가 허술하게 그려져 있는 '벨라 1'이라는 유조선이 2주 가까이 대서양에서 미국 해안경비대의 추격을 받은 끝에 지난 7일 미국 특수작전부대에 나포됐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벨라 1호를 호위하도록 다른 선박들을 보냈으며, 이 유조선을 추격하던 미국 해안경비대 선박 중 한 척은 그 위를 러시아 비행기 2대가 지나가는 일을 겪기도 했다.
2024년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아온 벨라 1호는 가이아나 선적이었으나 작년 12월 하순에 '마리네라'호라는 이름의 러시아 선적 선박으로 등록됐으며, 선체의 러시아 국기는 미국 해안경비대의 추격을 받는 와중에 그려 넣었다.
러시아의 보호를 받으려던 벨라 1호의 시도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정부와 협의해 러시아인 선원 2명이 석방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나포된 선박의 선원 전원이 결국은 송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 등에서 채굴된 원유를 실어나르는 '그림자 선단' 유조선이 선적을 러시아로 변경하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흐름이다.
그림자 선단 유조선들은 배 이름을 바꾸고 좌표를 허위로 보고하는 등 수법을 이용해 화물이 어디서 선적됐는지 또는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를 감추려고 시도한다.
선적지는 가봉, 라이베리아, 동티모르, 말라위 등으로 다양하며, 등록 자체가 진짜인 경우도 있고 위조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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