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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와 MRI 사이 현명한 선택 [김태정의 진료실은 오늘도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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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건강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그러나 건강검진 항목을 선택할 때는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지 헷갈려 하고, 특히 뇌 검사의 경우 어떤 검사가 자신에게 적절한지 알지 못해 막막해하는 사람이 많다.

뇌 조직과 뇌혈관을 평가하기 위해 ‘빠른 뇌 CT(컴퓨터 단층촬영)’와 ‘정밀한 뇌 MRI(자기공명영상)’ 중 어떤 검사를 선택해야 할까? 이 두 가지 검사는 기본적인 원리와 제공하는 정보, 장단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검진 목적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CT를 찍을지, MRI를 찍을지에 대한 선택이다. 검사 시간은 CT가 MRI보다 훨씬 짧고, 비용은 MRI가 CT에 비해 더 비싼 편이다. 인공심박동기 등 금속 장치를 가진 일부 환자는 MRI 검사가 제한되므로 CT를 선택하게 된다.

뇌 CT는 X선을 이용하는 검사 방식으로, 검사 시간이 수분 이내로 매우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러한 신속성은 두개골 안에서 발생한 중대한 문제를 빠르게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따라서 급성기 뇌졸중 증상이 발생했을 때 뇌출혈 여부나 시간이 지난 뇌경색 병변을 신속히 확인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오랜 시간 누워서 움직이지 않고 검사하기 어려운 환자나 응급상황 환자에게는 CT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그러나 CT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다는 단점을 가진다. 반면, 뇌 MRI는 신체 내 물 분자를 공명시켜 신호를 얻어내는 방식으로, CT보다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뇌 조직에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를 보다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뇌졸중 외에도 다양한 뇌 질환을 MRI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MRI는 CT와 달리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

‘조영제’ 이용 선택도 어르신들에게는 난제다. 사실 비조영 MRI만으로도 뇌혈관을 확인할 수 있고, 뇌혈류 상태 역시 제한적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염증, 감염, 종양 등 조영 증강이 필요한 병변을 비조영 검사만으로 구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뇌혈관 평가도 고려할 수 있다. 뇌 CT와 뇌 MRI는 기본적으로 뇌 실질의 문제를 평가하는 검사로, 뇌혈관 자체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두개골 내부, 외부의 뇌혈관의 협착이나 폐색, 또는 뇌동맥류 유무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CTA(혈관조영 CT) 또는 MRA(혈관조영 MR)를 추가로 시행해야 한다.

뇌와 뇌혈관을 모두 정밀하게 평가하고 싶다면 MRI와 MRA를 함께 찍는 것이 가장 자세한 평가가 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뇌 건강에 대한 경각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뇌졸중은 여전히 우리나라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하며, 통계적으로 평생 4명 중 1명이 경험할 수 있는 매우 흔하면서도 심각한 질환이다. 뇌졸중 발생 이후에 남는 심각한 후유장애는 ‘삶의 질’과 연결되고 가족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여러 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이들에게 뇌와 뇌혈관의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는 검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정으로 인식된다. 불필요한 검사는 지양해야 하지만, 고령이면서 여러 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라면 뇌와 뇌혈관 상태를 한 번쯤 평가해 보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위한 현실적인 대비가 될 수 있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