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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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매일 먹는 ‘이것’이 암 위험?… 익숙한 밥상의 경고 [수민이가 궁금해요]

입력 : 2026-01-13 10:54:22
수정 : 2026-01-13 12: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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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 연구 결과

한국 암 사망 5.7%, 식습관과 관련
김치 등 ‘염장 채소’ 암 부담 기여
위 만성 염증에 맵고 짠 음식 주의

밥과 국, 김치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식탁은 ‘건강한 밥상’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이 익숙한 밥상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암의 약 6%, 암 사망의 약 5.7%가 식습관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붉은 고기와 가공육의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최근 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에 실린 국내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발생하는 암의 약 6%, 암 사망의 약 5.7%는 식습관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된 가상 연출 컷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장소와는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사진=구글 gemini 생성 이미지

이번 연구에서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국내 코호트 연구 자료를 토대로, 2015년부터 2030년까지 한국인의 식습관이 암 발생과 사망에 기여하는 비중(인구집단기여위험도·PAF)을 추정했다. 그 결과 2020년 기준 전체 암 발생의 6.08%, 암 사망의 5.70%가 특정 식이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만 보자면 미국(5.2%)·프랑스(5.4%)보다는 높고 영국(9.2%)·독일(7.8%)보다는 낮은 수치다.

 

식습관의 영향은 남성에서 더 컸다. 남성 암 발생의 8.43%, 사망의 7.93%가 식습관과 연관됐지만, 여성은 각각 3.45%, 2.08%였다.

 

암 부담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은 김치 등 ‘염장 채소’가 지목됐다.

 

연구팀은 2020년 기준 염장 채소 섭취로 인한 암 발생과 사망 기여도를 각각 2.12%, 1.78%로 추산했다. 이는 일본의 기여도(암 발생 1.6%, 사망 1.4%)보다 높은 수준이다.

암 부담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은 김치 등 ‘염장 채소’가 지목됐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특히 염장 채소 섭취는 위암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식습관과 관련된 암 발생 사례 가운데 위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를 넘었다. 사망도 37% 이상을 차지했다. 짠맛 위주의 식생활이 한국에서 위암 부담을 키워온 구조적 배경을 수치로 확인한 셈이다.

 

다만 희망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국내에서 염장 채소 섭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30년에는 관련 암 발생 기여도가 1.17%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나트륨 저감 정책과 식습관 변화가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의 하루 채소·과일 섭취량은 평균 340g 수준이다. 국제적으로 권장되는 490∼730g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부족분이 대장암과 위암, 일부 호흡·소화기계 암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해석이다.

 

연구팀은 “염장 채소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리지 않으면 식습관 개선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목되는 점은 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붉은 고기와 가공육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사실이다. 2020년 기준 붉은 고기로 인한 암 발생 기여도는 0.10%, 가공육은 0.02%에 머물렀다. 서구 국가에서 이들 식품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맵고 짠 음식은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게티이미지

이는 한국인의 고기 섭취량이 아직 서구보다 적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정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의 암 예방 전략이 ‘한국인의 식탁’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함을 보여준다”면서 “덜 짜게 먹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며, 가공육 소비 증가를 경계해야 암 발생과 사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맵고 짠 음식은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20~30세대 위염·십이지장염 환자 수는 2020년 109만 명에서 2023년 113만 명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위암 발생자는 2만9487명으로 전체 암종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발생 원인은 유전적 요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 점막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주로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