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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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매듭 예상했는데…與, 김병기 재심신청 방침에 '난감'

입력 : 2026-01-13 11:22:48
수정 : 2026-01-13 12: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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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징계 카드 보단 재심절차 진행에 무게…"재심도 당이 정한 절차"
탈당 안 하면 의총 거쳐야 제명 확정…"동료에 서로 상처" 우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당 윤리심판원 제명 결정에 반발해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히면서 당 지도부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당초 김 의원의 '승복'을 예상하고 14일 최고위원회와 15일 의원총회를 거쳐 이번 주중에 사안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었으나, 김 의원이 '끝까지 다투겠다'고 나서면서 '악재' 장기화와 후속 파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당 지도부는 일단 비상징계권 발동보다 재심 절차를 밟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 여론이 계속 악화하는 점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를 지냈고 당의 책임자였던 김 의원이 재심까지 청구하겠느냐는 기류가 있었다"며 향후 대응에 대해선 지도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당 대표 권한인 비상징계권으로 제명을 확정하라는 요구도 있지만, 지도부 내에선 일단 재심 절차를 밟는 게 낫다는 견해가 다소 우세한 모습이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 "(재심도) 당에서 정한 절차이기에 우리가 지켜주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도 "윤리심판원에서 제명 처분이 나왔기 때문에 비상징계를 할 필요까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재심 신청은 징계결정문이 대상자에게 송달된 뒤 7일 이내에 할 수 있다. 윤리심판원은 신청 접수일부터 60일 이내에 판단을 내리게 돼 있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윤리심판원이 60일의 심리 기간을 다 채우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의원은 정치적으로 제명이 된 것이고 이제 절차와 형식이 남은 것"이라며 "재심 결정이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다"고 관측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자진해서 탈당하지 않는 한 의원총회를 거쳐야 제명이 확정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나온다.

정당법과 당헌·당규에 따라 의원의 당적을 소멸시키려면 비상징계든 윤리심판원 결정이든 최종적으론 의총을 통해 재적 의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한 초선 의원은 "의총을 하게 되면 본인 손으로 동료 의원을 제명하는 투표를 해야 한다"며 "그건 의원들을 참 괴롭게 하는 것이고 서로에게 상처"라고 말했다.

이날도 김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연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꽃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스스로 물러날 줄 알기에 다음 계절을 망치지 않는다"며 "책임 앞에서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용기가 정치의 품격"이라고 썼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대표가 여러 의원에게 비공개로 압박과 요구를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어제 윤리심판원 결정을 보고받고 정 대표가 굉장히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대표가) 민심과 당심, 인간적인 고뇌 사이에서 굉장히 힘들겠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엄중한 국민 눈높이와 시대정신, 가치관이 결과적으로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