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며 수천 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두고 있는 단체 ‘이란인권(IHR)’은 시위 16일째인 12일(현지시간)까지 시위 참가자만 최소 648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IHR은 “이는 직접 수치를 확인했거나 독립된 두 개 기관을 통해 검증된 사망 사례만 집계한 것”이라며 “일부 추산에 따르면 6000명 이상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인터넷 및 통신을 차단해 정확한 사망자 집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국민을 상대로 사실상 ‘즉결 처형’ 수준의 무력 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IHR에 따르면 테헤란에서 대학을 다니던 루비나 아미니안(23)씨는 지난 8일 시위 진압 도중 사망했다. 유족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인용해 “아미니안이 뒤쪽 근거리에서 발사된 총탄에 머리를 맞았다”고 진술했다.
같은 날 영국 BBC 방송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인용해 지난 9일 이슬람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 제복을 입고 오토바이를 탄 채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으며, 번호판 없는 차량이 골목으로 진입해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에게도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시위 진압이 본인이 설정한 ‘레드라인’(위반 때 대가를 물어야 할 기준)을 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살해하면 미국 정부가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며칠 동안 되풀이해왔다.
이란은 미국에 상황이 급박해지자 대화를 제의하고 나섰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지난 주말에 연락해 소통했다.
악시오스는 아라그치 장관과 윗코프 특사의 대면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 매체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을 단행하기 전에 이란이 시간을 벌어놓으려고 한다고 관측했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아랍권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위협이나 명령이 없다면 이란은 미국과 핵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핵무기 개발을 강행하지 않을 용의가 있으니 경제 제재를 완화하고 군사적 타격을 재고해달라는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플로리다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이란 지도부가 협상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외교적 해결책이 최우선이지만 군사행동 역시 선택지 중 하나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압박 수위를 조금씩 높이고 있다.
한편 살인적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인해 이번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이란은 핵 개발에 따른 미국 등의 강력한 제재로 돈줄이 말랐고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리얄화 가치 폭락이 겹치면서 국민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이란에 가하는 경제적 압박의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그는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는 미국과 하는 모든 거래에 25%의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며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