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한다.”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 박억수 특검보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한 순간,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윤 전 대통령은 옅은 미소를 띈 채 좌우를 돌아봤다. 방청석에서는 웃음소리와 함께 ‘XX새끼’, ‘개소리’ 등 특검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말들이 터져 나왔다.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곧바로 “정숙해달라”며 제지했다.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은 박 특검보가 구형 이유를 설명하는 동안에도 여러 차례 웃음을 보였다. 박 특검보가 “피고인은 단순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머물지 않고 정치인 체포 지시를 하고 국회 봉쇄를 독촉했다”고 하자 헛웃음을 터트리는가 하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발동했다”는 대목에선 변호인과 대화하며 웃었다. 다만 그는 박 특검보가 “(윤 전 대통령의 혐의인) 내란 우두머리죄는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라고 말할 땐 무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날 재판은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8시간30분 동안 증거조사를 진행하면서 오후 9시가 돼서야 비로소 특검팀의 최종 의견과 구형, 피고인 최후 진술 등 결심 절차가 시작됐다. 박 특검보는 오후 9시35분쯤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오전 9시30분에 재판을 시작한 지 12시간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서증조사에서 직접 보충 발언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론에 임했다. 그는 배의철 변호사가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 회의록에 국무위원이 부서(서명)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자 “제가 설명하겠다”며 “각 부처에서 올라오는 대통령령이라든가 이런 거에 대해 장관, 총리, 대통령이 나중에 부서하는 거지 전체 국무위원이 회의록 자체에 부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증조사가 길어지며 재판부가 “오후 7시30분까지 증거 조사를 마쳐달라”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은 “헌법과 관련된 사항을 시간을 들여 설명했는데, 특검에서 주요 증인을 빨리빨리 (신문)해서 변호인들도 헌법 전문가 등을 증인으로 세우지 못했다”며 “이런 걸 할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었다 보니 부득이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이날 재판에선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는 물론 지동설이 언급됐고, 민주당이 다수당 독재를 했다고 주장하는 대목에선 프랑스 나폴레옹 3세, 아르헨티나 후안 페론, 이탈리아 무솔리니,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등 세계 각국의 독재자들이 열거되기도 했다.
결심공판이 열린 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과거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받은 곳이기도 하다. 검찰은 30년 전인 1996년 이 법정에서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 수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청와대는 내란 특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데 대해 “사법부가 법과 원칙, 국민 눈높이에 부합해 판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