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LIV 골프가 2026 시즌에 ‘코리안 골프 클럽(KGC)’ 팀을 새로 만들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안병훈(36·CJ),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의 송영한(35·신한금융그룹),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김민규(25·종근당) 등 한국 선수들로 팀을 꾸릴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골프계는 LIV 골프의 주축 선수인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6·미국)가 PGA 투어로 복귀하는 등 출범 5년 만에 큰 위기를 맞자 단결력이 뛰어난 한국 선수들을 영입해 리그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는 시도로 분석한다. 최근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는 현상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LIV 골프가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KGC팀 신설 배경 설명을 살펴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LIV 골프는 “K-컬처의 세계적 흐름을 담아 명예, 포용성, 단결된 힘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아이언 헤즈 골프 클럽 팀을 KGC로 리브랜딩 한다”며 “글로벌 골프 문화에서 나날이 커지는 한국의 영향력을 반영하고 현대 골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LIV 골프는 특히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이끌어주는 한국 특유의 ‘형제애’ 정서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한국 문화의 특징도 설명했다.
지난해 5월 LIV 골프 첫 한국 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린 것도 KGC팀 신설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KGC팀 단장을 맡은 마틴 김은 “2025 LIV 골프 코리아를 계기로 큰 영감을 받았다. ‘웰컴 투 더 클럽(Welcome to the club)’이라는 우리의 슬로건은, 골프를 새롭게 즐기기 시작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열린 공간을 만들고자 한 우리의 의지를 담고 있다”며 “한국 대회에서 수천 명의 젊은 팬들이 보여준 에너지는 정말 인상적이다. KGC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골프 문화 흐름을 대표하는 브랜드”라고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K-컬처에서 받은 깊은 인상도 KGC팀 신설의 배경으로 나타났다. LIV 골프는 “경기뿐만 아니라, K-팝 아이콘 지드래곤의 메인 공연을 비롯해 아이브, 다이나믹 듀오, 거미, 키키가 함께한 페스티벌형 프로그램은 스포츠·음악·문화가 하나로 어우러진 LIV 골프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이벤트 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팀 로고로 ‘백호’를, 엠블럼으로 ‘무궁화’를 선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LIV 골프는 백호가 한국 전통에서 ‘수호자’이자 ‘보호자’로 여겨지는 존재로 이는 KGC팀과 대한민국이 지닌 강인함과 집념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호랑이의 얼굴에는 골프를 연상시키는 디테일이 숨겨져 있는데, 눈과 콧등의 형태로 두 개의 골프 클럽을 형상화했다. LIV 골프는 또 대한민국의 국화인 무궁화는 끈질긴 생명력과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KGC팀의 원형 엠블럼에 핵심적인 요소로 활용됐다고 덧붙였다.
LIV 골프는 KGC팀 멤버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안병훈, 송영한, 김민규로 확정되는 모양새다. 나머지 1명은 지난해까지 세시즌 동안 아이언 헤즈 골프 클럽의 핵심 선수로 활약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6·한국명 이진명)가 거론된다. 한중 ‘탁구 커플’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은 2017년 PGA 투어에 데뷔해 아직 우승은 없지만 229개 대회서 2153만5424달러(약 317억원)를 벌어 우승 없는 선수 중 개인 통산 상금 1위에 올라있다. 송영한은 JGTO 통산 2승, 김민규는 KPGA 투어 3승을 기록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