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정부가 자국령 그린란드를 차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역시 덴마크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그린란드 정부를 향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13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코펜하겐에서 그린란드 자치정부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백년간 덴마크의 식민지였던 그린란드는 현재는 고도의 자치를 누리고 있다. 외교·국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정책을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결정한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가장 가까운 동맹국의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압박을 성토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동맹국’은 물론 미국을 뜻한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덴마크 국민에게 “여러 징후들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 앞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덴마크가 제2차 세계대전 도중인 1941년 4월 나치 독일의 침략에 나라를 빼앗긴 이래 최악의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린란드는 러시아·중국이 미국 본토를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경우 미군이 이를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한다. 그 때문에 미국은 그린란드 북서부에 피투피크 우주군 기지를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덴마크 양국 정부의 협약에 따라 미국은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의 미군 병력을 그린란드에 추가로 파병할 권한을 보유한다. 바로 이 점을 들어 프레데릭센 총리는 “미군은 이미 안보 목적으로 그린란드에 접근할 권한을 부여받은 상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트럼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왜 굳이 그린란드를 점유하려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땅을) 소유해야 지킨다”며 “누구도 임차지를 자기 땅처럼 지키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임차지란 임대차 계약에 의해 돈을 내고 빌려 쓰는 땅을 의미한다.
이날 프레데릭센 총리와 자리를 함께한 그린란드 자치정부 닐센 총리는 덴마크 편을 들었다. 그는 “지금 당장 미국과 덴마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우리는 덴마크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란드는 미국 소유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그린란드는 미국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 “그린란드는 미국의 일부가 되길 원치 않는다” 등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당장 불쾌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닐슨 총리의 입장 표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것이 바로 그들(덴마크·그린란드 지도자들)의 문제점”이라며 “나는 그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그(닐슨 총리)에게 커다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는 “말로 안 되면 ‘힘든 방식’을 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