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업체 준공영제에 따른 지난해 기준 누적 부채가 87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부채는 노사 간 임금 협상의 장애 요인이다. 협상의 쟁점인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이 모두 반영되면 2000억원이 넘는 추가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시가 시내버스 업계에 재정 지원을 하면서 누적된 부채는 87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운송수입이 급감한 시내버스 업체들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면서, 2019년 712억원이었던 부채액은 2022년에는 900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시는 버스 준공영제에 따라 매년 예산을 편성해 업계에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버스 준공영제는 민영제와 공영제를 섞은 형태다. 버스노선의 운영과 수입금은 업계가 관리하고, 적자가 발생하면 서울시가 이를 보전하는 구조다. 시내버스의 적자 규모가 커질수록 재정 지원액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시는 업계에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2023년 각각 8114억원, 891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시 예산으로 지원했다. 2024년과 지난해는 각각 4000억원, 4575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누적되는 부채 규모와 매해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지원액은 노동조합과의 임금 협상에 난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는 노조의 주장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모두 반영하고, 기본급을 인상할 시 2500억원 이상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고 별도 임금 상승을 반영하면 총 임금 상승률이 20% 가까이 상승하게 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시 재정 부담 증가에 준공영제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지만,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준공영제는 수익성이 낮더라도 노선이 필요한 경우에도 버스업체가 운행하도록 유도하는 요인이 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준공영제를 통한 승객에게 가장 큰 혜택은 환승할인을 통한 교통비 절감”이라며 “(준공영제 폐지 시에는) 버스요금 인상과 구조조정 압박도 커지게 되는데, 이는 서울시민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버스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파업 이틀째인 이날 오전 8시 기준 서울 시내버스는 전체 7018대 중 562대가 운행해 운행률은 8%에 그쳤다. 시민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이날 직장인 김모(38)씨는 출근길에서 “셔틀을 운행한다고 하지만 언제 올지 모르고 사람도 많아 택시를 탔다”며 “버스 파업 이후 택시마저 출근시간에 잡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직장인 정모(29)씨는 “파업은 하더라도 시민들이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거나 시에서도 대체 교통수단 마련 등에 힘써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강화된 비상수송대책을 운영해 파업에 대응하고 있다. 출퇴근 배차시간은 평시 대비 2시간 연장하고, 이를 통해 172회였던 지하철 증회를 203회로 확대했다. 혼잡도가 높은 역사에는 빈차를 투입하는 등 탄력적으로 지하철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하철역 연계를 위한 전세버스는 전날보다 86대를 추가해 일 763대를 운영 중이다. 관내 가로변버스전용차로 전 구간에는 일반차량의 통행도 허용했다.
경기도도 대책을 내놨다. 김동연 도지사는 이날 “내일 첫차부터 서울로 진입하는 경기도 광역버스 중 공공관리제가 적용되는 28개 노선, 351대의 버스를 전면 무료로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