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파장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의 숙의와 정부의 의견수렴’을 지시한 가운데 민주당은 15일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이 사안을 논의한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들은 ‘보완수사권 폐지’와 ‘중수청 수사관 이원화’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의총에서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 지시로 법안 내용 조율은 당의 몫으로 넘어왔다. 당내 강경파들은 정부안의 대폭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14일 범여권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중수청에 ‘수사사법관’을 두는 정부안에 “한국은 법조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고 대형 로펌이 매우 경쟁적”이라면서 “대형로펌과 수사사법관 사이에서 사법시장 부패가 만연할 것”이라고 했다.
미완 논의사항으로 되어 있는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추 의원은 “보완수사권은 수사권 그 자체”라고 했다. 검찰개혁의 대전제인 ‘수사·기소 분리’가 형해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는 ‘줄 수 없다’는 것이 당내 기류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여권 지지자들이 많이 의견을 피력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검찰개혁 정부안 예고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잘 알고 있다. 당에서 충분하게 토론하는 과정에서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어떻게든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자문위원이었던 서보학·황문규 교수와 김필성·한동수·장범식·김성진 변호사 등은 정부안에 대해 “중수청 법안은 검찰의 ‘특수부’를 중수청으로 격상시켜 제2의 검찰청을 만들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총리실에서 공개한 공소청·중수청 법안은 자문위 논의 상황이나 의견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 자문위원들은 당혹감을 넘어 뒤통수를 맞은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당의 논의과정이 차분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의 한 율사 출신 의원은 통화에서 “범죄 가해자가 누구이고, 피해자가 누군지 확인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누가 기소한다’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보완수사권 문제는 이제부터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영진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검찰의 정치적인 수사를 막겠다고 하는 부분도 있지만 형사사법 체계의 안정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당의 논의는 곧바로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15일 의총은 어떤 게 쟁점인지 법안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라면서 “의원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 같다. 의총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검찰개혁 논의와 관련해 당정 간 이견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 대통령은 검찰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원래 의무에 충실한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정부의 법안도 많은 숙의 끝에 나왔지만, 부족한 점이 있을 테니 국회에서 차분하게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비공개로 진행된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수사와 기소 분리를 통한 검찰개혁’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