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와 덴마크령 그린란드가 14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일대에 주둔 병력 증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여온 가운데, 미국과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나온 조치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는 “북극 방위 강화 약속의 하나로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그린란드와 그 일대의 주둔군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조치의 목적에 대해 “독특한 환경에서 작전 능력을 훈련하고 유럽과 대서양 양측의 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북극권에서 동맹의 발자취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담 직전에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은 그린란드 병합 논리를 펴는 미국의 압박에 선을 긋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린란드가 중국과 러시아 수중에 들어갈 수 있다며 병합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덴마크·그린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그린란드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를 주재하는 밴스 부통령은 작년 3월 그린란드 방문했을 당시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린란드 주민들에게 덴마크와 관계를 끊고 미국과 손을 잡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인 2019년 그린란드에 대한 매입 의향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이래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왔다. 최근에는 그린란드를 얻기 위해 군사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자 회담을 앞둔 이 날 아침에도 트루스소셜에 그린란드가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인 ‘골든돔’에 필수적이라며 재차 합병 욕심을 드러냈다.
이에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회담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은 독립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병합 의지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다른 나라가 우리를 차지하겠다고 떠드는 시점에 ‘자기 결정권’으로 도박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외부 압박을 해소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전날에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코펜하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일부가 되느니 덴마크에 남는 편을 택할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선을 그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는 그곳 주민들의 것”이라며 그린란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