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연일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에 커지는 물가 부담, 부동산 시장 불안감 등 ‘3중고’가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존 연 2.50%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2024년 10월과 11월, 지난해 2월과 5월 연속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이후 7·8·10·11월에 이어 이달까지 5회 연속 동결하면서 다음 금통위(2월26일)까지 7개월간 금리가 고정됐다.
이날 금리 동결은 예견된 일이었다. 가장 큰 근거는 고환율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낮)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3.8원 올라 1477.5원에 이르렀다. 지난달 30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올랐는데,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29일∼3월17일 12거래일 연속 92.7원 오른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외환당국이 고강도 구두개입, 국민연금 환 헤지 등에 나서며 1480원대에서 142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다시 상승 폭을 키워 현재 하락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열기가 여전히 뜨겁고, 국제 정세 불안정성까지 겹치며 좀처럼 환율이 잡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미국 기준금리(3.50∼3.75%)와 격차도 더 벌어져 원화 가치 하락과 환율 상승을 부추길 위험성이 커진다. “최근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맞지 않는다”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구두개입으로 이날 새벽 외환 시장에서 환율이 1460원대로 떨어졌지만, 한은이 굳이 금리를 내려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환율이 오르며 함께 치솟은 물가도 금리 인하를 피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소비자 물가가 지난 연말 2% 중반대까지 오른 가운데 수입물가도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새해에도 물가 관리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해 환율·물가 상승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역시 금리 동결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에 이어 9·7 대책, 10·15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최근 수도권 집값 오름세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직전 주보다 0.18%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48주 연속 상승했다.
시장의 관심은 올해 금리 방향에 쏠린다. 연내 1∼2차례 인하 관측과 인하 사이클이 이미 끝났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1월27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며 “인상을 논의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