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어렵게 속내를 털어놨다. 최근 불거진 ‘여당과의 어색한 동행’ 논란을 두고 몸을 낮춰 당원들에게 오히려 사과했다. 일부 여당 정치인의 공세가 본말전도(本末顚倒) 되며 억울한 부분이 있었지만 ‘해명’보다 ‘사과’라는 카드를 택한 것이다.
김 지사는 15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 이처럼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왜 시민들과 달리 당원들로부터는 지지를 못 받는 것 같냐’는 물음에 “(일부 당원들의 비판은) 몹시 아픈 부분”이라며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관료생활을 오래 하면서 어떤 인이 박여 있다. 정치한 지 얼마 안 돼 초짜로 미흡한 점도 많았다. 솔직히 우리 당의 정체성이나 당원들과의 일체감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3년 반 전 도지사 선거 때 제가 96% 개표하면서 새벽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지 않았나. 당시 당원 동지들께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지만, 제 마음속에 외람되지만 저의 전문성 또는 어떤 외연 확장성 이런 것들이 많이 작용했다는 오만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 지사는 “당원 동지들이 치열한 선거 때 골목골목 다니며 애써주셨는데 그 마음을 무게만큼 제가 덜 느꼈다고 생각해 일체감 면에서 많이 부족했다”고 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직전 불거진 유시민 작가의 ‘배은망덕’ 비판에 대해선 “유 작가가 그렇게 직설적으로 얘기한 것을 두고 처음에는 굉장히 섭섭했다. ‘윤석열이 당선되고 불과 두 달 반 뒤에 열리는 선거판, 어려운 판에서 제가 힘들게 이겼는데’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 생각해보니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구나’, ‘그 말도 제가 일부 감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원들과의 일체성, ‘더 큰 민주당’, 이런 것에 있어서 제 생각이 부족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당내 대선후보 경선 참여는 이 같은 반성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선거가 끝나고 제 과제는 이재명 정부를 성공한 정부로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저와 경기도는 국정의 제1동반자가 되겠다고 했고, 민선 7기 전임 지사(이재명 대통령)가 했던 정책의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들을 경기도가 잘 뒷받침해서 성공한 정부로 만들도록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를 바꾸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이런 마음을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앞서 3선 수원시장 출신인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지사를 향해 “민주당과 어색한 동행을 멈추라”고 비난했다.
염 의원은 김 지사의 민선 8기 경기도정 출범을 앞두고 도지사직 공동인수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경제부지사로 구원 등판한 바 있다. 주요 정책을 두고 김 지사와 머리를 맞댔던 그가 김 지사의 대표정책인 ‘기회소득’을 작심 비판하며 사실상 탈당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김 지사는 당내 강경파와 친명(친이재명) 세력의 이 같은 기류를 파악하고 이날 솔직한 입장을 고백하며 반전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강력한 경쟁자인 6선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한준호·염태영·김병주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과 이달 8일까지 경기일보, 중부일보,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이 의뢰한 13차례 여론조사에서 12차례나 수위를 지켰다. 이 중 9번은 오차범위(±3.5%포인트) 밖으로 격차가 났다(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