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공천헌금' 의혹의 핵심 인물인 무소속 강선우 의원의 옛 보좌관이 경찰에 재차 소환돼 조사받았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7일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1시간 조사했다. 지난 6일 첫 조사 이후 11일 만의 재소환이다.
이날 오전 9시 49분쯤 출석한 남씨는 외투에 달린 모자를 눌러쓴 채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린 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로 들어갔다. 오후 8시 37분쯤 조사를 마친 뒤에도 얼굴을 가린 채 청사를 빠져나왔다.
“1억원을 건넬 때 현장에 같이 있었던 게 맞느냐”, “강선우 의원 지시로 돈을 돌려준 것이냐”, “여전히 당시에 자리를 비웠다는 입장이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자리를 떴다.
경찰이 남씨를 다시 불러 조사한 건 1억원의 공여자로 지목된 김경 서울시의원과 진술이 엇갈리며 사실관계를 둘러싼 ‘진실 공방’ 양상이 벌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15일 김 시의원을 조사해 공천헌금의 제안자가 남씨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지를 고민하던 와중에 남씨가 강 의원의 상황을 설명하며 금품을 요구했다는 게 김 시의원 주장이다.
김 시의원은 당시 남씨가 공천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1억원이라는 액수를 먼저 제시했고, 돈은 강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으며 이 자리에 남씨도 동석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남씨는 앞선 조사에서 강 의원과 함께 김 시의원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잠시 자리를 비워 돈이 오간 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 의원이 ‘물건을 차로 옮기라’고 지시해 돈인 줄 모르고 트렁크에 실었다는 주장이다.
남씨와 김 시의원은 공천헌금이 시내 한 카페에서 이뤄졌고 강 의원이 직접 돈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같은 입장이나, 강 의원의 해명은 이와 배치된다.
강 의원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2022년 4월 20일 남씨에게 ‘김 시의원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보고를 사후에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그간 “어떠한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경찰은 이날 남씨를 상대로 공천헌금이 전달됐다는 카페에 강 의원이 동석했는지 등 현금 전달 당시 상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20일 강 의원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며,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남씨 간 3자 대질 조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