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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린다더니, 또 속았나” 영끌족 비명… 주담대 이번 주 추가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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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 등 주요 은행 이번 주 줄인상… 주담대 상단 6.3% 돌파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남정탁 기자

 

서울 마포구의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날아온 메시지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조금만 버티면 금리가 내려가겠지”라는 기대에 변동금리로 5억원을 대출받아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이번 주부터 이자가 또 오른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월급은 제자리인데 이자만 매달 수십만원씩 더 나가니 이제는 한계”라며 “희망고문이 따로 없다”고 토로했다.

 

김씨와 같은 영끌족들에게 잔인한 한 주가 시작됐다. 한국은행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언을 선언하자마자 시중은행들이 기다렸다는 듯 대출 금리 인상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상 행렬에 가담한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분을 반영해 19일부터 금리를 0.15%p 추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등 시장 금리를 주 단위로 즉각 반영하는 다른 은행들도 이번 주 중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영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한 달 사이 고정금리 상단은 연 6.3% 턱밑까지 차올랐다. 수치상으로는 3%대 대출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괴리가 크다. 특정 은행의 최저 금리는 서울시 모범납세자 등 극소수에게만 적용되는 우대금리가 반영된 수치로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하단 금리는 이미 4%대 초반에 안착했다. 사실상 3%대 금리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금리 인하를 고대하던 대출자들의 찬물을 끼얹은 것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신호였다. 한은은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를 전격 삭제했다. 시장은 이를 “금리 인하 시대가 완전히 끝났고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금통위 발표 이후 이틀 만에 0.083%p 폭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고금리 분위기와 불안한 환율 상황을 고려할 때 대출금리가 예전처럼 다시 낮아질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금리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성질이 워낙 강해 당분간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금리 기조가 바뀌면서 재테크 전략도 수비로 전환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하라고 입을 모은다. 목돈을 장기 예금에 묶어두기보다는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짧게 쪼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향후 시장 금리가 더 오르면 더 높은 수익률의 신규 상품으로 갈아탈 기회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출자들의 고민은 더 깊다. 상환 여력이 있다면 원금 일부라도 상환해 이자 부담을 낮추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재테크다.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기에는 빚을 줄이는 것이 곧 돈을 버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금리 하락을 기다리며 버티기보다는 적극적인 원금 상환이나 고정금리로의 전환 등 현실적인 생존 전략을 짜야 할 때다.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대출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난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상승세다. 불과 한 달여 만에 금리 상단이 연 6.200%에서 6.297%로 올라섰는데 이는 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452%에서 3.580%로 0.128%p 급등한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자마자 시장 채권 금리가 즉각 반응했고 이것이 고스란히 영끌족의 이자 부담으로 전이된 셈이다.

 

반면 주담대 변동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는 지표상 소폭 하락한 것처럼 보여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하지만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2.570%에서 2.890%로 무려 0.320%p 폭등했기 때문이다. 지표 금리가 이만큼 올랐음에도 대출 금리가 낮게 잡힌 것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줄여 일시적으로 방어한 결과일 뿐 조달 비용 상승분을 고려하면 조만간 변동금리 역시 가파르게 뒤따라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단기 채권 금리는 내리고 장기 채권 금리는 오르는 모습은 시장이 앞으로 고금리 기조가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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