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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 250주년 벽두부터 ‘그린란드 관세’로 영국과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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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에 파병한 영국 등 8개국 겨냥
트럼프, “그린란드 여행이냐” 평가절하
찰스 3세 국빈 방미 추진에 장애물 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영국을 겨냥해 ‘관세 폭탄’을 던졌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적으로 틀렸다”(completely wrong)는 표현까지 써 가며 미 행정부를 비난했다. 마침 올해는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지 250주년이란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2026년은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다. 게티이미지

17일(현지시간) 영국 PA 통신에 따르면 스타머는 이날 그린란드 문제를 이유로 영국 등 유럽 8개국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미국의 방침에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스타머는 “그린란드에 대한 영국 정부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며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의 일부로, 그린란드인과 덴마크인들의 미래는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덴마크, 영국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란 점을 거론하며 “나토 동맹의 집단 안보를 추구하는 동맹국들에게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는 전적으로 틀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영국을 비롯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8개국을 콕 집어 보복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점유 시도를 비판하며 덴마크와 연대할 뜻을 밝힌 나라들이다. 모두 나토 회원국인 8개국은 최근 나란히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병했는데, ‘나토의 틀 안에서 그린란드 안보를 강화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들 국가의 파병 행위를 “목적을 알 수 없는 그린란드 여행(journey)”이라고 부르며 폄훼했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에 따라 오는 2월1일부터 8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품목에 10% 관세가 부과된다. 6월1일부터는 관세율이 무려 25%로 인상된다. 미국의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 부과 조치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손에 넣는 그날까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고 트럼프는 못박았다.

 

2025년 9월 영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런던 교외 윈저성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 부부의 안내로 국빈 만찬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트럼프, 찰스 3세, 커밀라 왕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은 2025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비교적 신속하게 관계를 재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EU)보다 먼저 미국과 포괄적 관세·무역 협정을 타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직접 나서 트럼프를 후하게 예우한 ‘왕실 외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5년 9월 찰스 3세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와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런던 교외 윈저성(城)에서의 국빈 만찬 등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트럼프 스스로 “내 인생 최고의 영예”라며 기뻐했을 정도다.

 

트럼프의 국빈 영국 방문 이후 미·영 외교가에선 2026년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찰스 3세의 국빈 방미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영국 출신 이주민들이 건설한 식민지에서 출발한 미국은 18세기 후반 영국 국왕의 과도한 세금 징수로 인해 주민들 사이에 영국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급기야 1776년 식민지 주민 대표들이 모여 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미국은 영국을 상대로 치열한 독립 전쟁을 벌였고, 마침내 1783년 식민지의 영국군이 항복하며 독립이 완성됐다. 당시 영국의 라이벌이던 프랑스가 미국을 지원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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