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는 기후변화시대 신(新)해상실크로드로 기대를 받는다. 기후온난화로 만년빙하가 녹으면서 숨겨졌던 뱃길이 드러나 물류 혁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극항로는 기후변화시대 한국에도 ‘뜻밖의 선물’이다. 북극항로를 통한 부산∼네덜란드 로테르담 이동 거리는 약 1만5000㎞로, 기존 동남아∼인도양∼수에즈운하∼지중해를 거치는 항로(약 2만2000km)보다 32%가량 짧다. 운송 시간과 물류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어 수출대국 한국엔 기회 요소다. 유럽행 북극항로에 민관이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정권 출범 1주년(20일)을 앞두고 북극해의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편입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악화일로다. 미국의 그린란드 강제 병합에 반대하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8개국이 병력 파견을 시작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또 관세 카드를 꺼냈다. 8개국에 내달 1일부터 10%, 6월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엄포다.
북극해역은 원래 러시아가 자원개발, 해상수송 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중국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중?러 견제를 목표로 막대한 매장 자원 확보라는 산업경제적 이유와 차세대 미사일방어망 골든돔 구축 등 군사적 목적으로 ‘세계 최대 섬’을 손아귀에 넣으려 하고 있다.
국제문제에서 화약고는 주로 대규모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분쟁지역을 말한다. 중동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럽의 발칸반도, 동아시아의 한반도?대만해협이 대표적이다. 북극항로도 새로운 화약고가 되고 있다. 기존 화약고가 이질적 종교, 이념, 체제 등이 배경에 있다면 새 화약고는 동일 종교(기독교), 이념(민주주의) 내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미국과 8개국은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이다. 동맹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영토·주권을 놓고 으르렁대는 양측의 꼴불견이 국제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기후변화시대 ‘뜻밖의 선물’을 향유하려던 한국으로서도 동맹의 변모에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 전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