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8일 세 번째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경찰은 이날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도 소환했다. 경찰은 20일 강 의원 소환조사를 앞두고 김 시의원과 남씨의 엇갈린 진술을 먼저 정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시의원은 ‘남씨가 공천헌금을 먼저 제안했다’는 입장인 반면, 남씨는 ‘김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돈을 건넬 때 본인이 자리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뇌물 공여 등 혐의를 받는 김 시의원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김 시의원 소환은 11일, 15일에 이어 세 번째다. 김 시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에 도착해 취재진에 “제가 하지 않은 진술과 추측성 보도가 너무 난무하고 있다”며 “성실히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쯤 남씨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경찰은 전날 남씨를 11시간 동안 조사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재소환했다. 경찰이 김 시의원과 남씨를 동시 소환한 것은 강 의원 조사를 앞두고 두 사람 사이 진술 차이를 먼저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김 시의원은 그간 남씨가 강 의원에 대한 공천헌금을 먼저 제안했다는 취지로 진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지방선거 출마지를 고민하던 때 남씨가 강 의원 상황을 설명하며 먼저 1억원이라는 액수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후 김 시의원은 남씨가 동석한 만남에서 강 의원에게 돈을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남씨는 강 의원과 함께 김 시의원을 만났지만 잠시 자리를 비워 돈이 오간 건 몰랐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후 강 의원이 ‘물건을 차에 옮기라’고 지시해 돈인지 모르고 트렁크에 넣었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돈거래는 김 시의원과 남씨 사이의 일일 뿐 자신은 사후 보고받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이날 김 시의원과 남씨 외에 2021년 말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당시 동석했던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 2명도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조사를 통해 당시 첫 만남 경위를 재구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민주당 김병기 의원 관련 수사에서 물적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김 의원 차남 주거지 관리사무소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김 의원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개인 금고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김 의원의 전 보좌진으로부터 ‘중요 물품을 금고에 보관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14일 민주당 서울시당으로부터 2022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녹취록을 임의제출받았으며, 녹취록에는 당시 공관위원이었던 강 의원이 김 시의원 후보자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인사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 부실수사 지적이 잇따르자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의 수사상황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 6명, 시도경찰청 수사감찰 36명, 수사심사관 37명 등 79명의 수사전문가들을 수사 현장에 상주시켜 고소·고발 사건의 수사 상황을 상시 점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경찰의 늑장수사 비판과 맞물려 이뤄진 것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022년 김병기 의원 배우자의 법인카드 의혹을 제보받아 내사했지만 2년 뒤 무혐의 종결해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었다. 그 과정에서 담당 수사팀장의 수사정보 유출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 차남의 숭실대 편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경찰이 지난해 11월 진술서를 확보하고도 수개월간 수사가 지체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