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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추계에서 연 18회와 6.5회의 차이 [알아야 보이는 법(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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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30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대한 지표가 발표되었다. 보건복지부 산하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확정한 중장기 수급 추계 결과다. 위원회는 현재의 의료 이용 행태가 지속된다면 2035년에는 1500~4900명, 2040년에는 의사가 최대 1만1136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추계의 핵심 전제는 현재 우리 국민이 누리는 의료 이용량이 미래에도 그대로 유지되거나 시계열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작년 7월 복지부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통계 2025’ 보도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아래 도표와 같이 평균 18회에 달한다. 이는 OECD 평균인 6.5회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이며, 2위인 일본보다 1.5배 높은 수준이다.

 

만약 이러한 추세를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미래 수요를 계산하면 최대치 기준으로 2035년에는 의사 약 13만8206명, 2040년에는 14만9273명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5년 만에 의료 수요가 약 8.0% 급증하는 셈이다. 현재도 1인당 18회에 달하는 병원 외래방문이 앞으로 더 증가한다는 전망을 토대로 수급을 추계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추계에 따르면 60~64세 남성 기준으로 2050년에는 1인당 연간 평균 외래방문 일수가 34일이 된다. 1년 중 한 달 넘게 병원을 가야 하는 상황을 수요로 보고 의사 수를 조정하는 것이 된다.

 

인구 고령화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이런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의사 수만 늘린다면 우리 사회는 거대한 비용의 덫에 빠지게 될 수 있다. 의료 공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그 이용이 촉진되는 유인 수요가 발생하고, 이는 곧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과 국민의 보험료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급증하는 총비용을 통제하기 위해 인두제(등록된 환자 수에 따라 일정 비용 지불)나 총액계약제(지불할 의료비 총액을 미리 정함) 같은 강력한 수단을 도입하기 역시 쉽지 않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는 의료 서비스의 품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의료계와 국민 사이의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크다.

 

적정한 비용으로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의료는 모두가 바라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여럿 있다.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기술 발전을 반영한 유연한 수급 조절과 함께 적정 의료를 지향한 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적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무엇보다 어떤 의료 시스템을 만들 것인가 먼저 고민해야 한다. 작년 말의 추계 결과가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의 구조적 결함을 수술하는 진정한 개혁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경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kyungsoo.kim@barun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