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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혁당 사건’ 故 강을성, 재심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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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위반 혐의’ 사형 50년 만
법원 “檢 제출 증거, 인정 어려워”
李대통령 “檢·판사 어떤 책임지나”

박정희정권 시절 북한의 지령을 받고 ‘통일혁명당’을 재건하려 했다는 혐의로 사형된 고 강을성씨의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강민호)는 간첩활동을 한 것으로 몰려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사형당한 강씨의 재심 선고 공판을 19일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형 집행 후 50년 만이다.

서울동부지법. 세계일보 자료사진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그 외 달리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피의자 신문조서 등이 불법 구금 상태에서 작성된 위법한 증거라고도 했다.

군무원이었던 강씨는 1974년 북한 지령을 받고 통혁당을 재건하려 했다는 혐의로 육군 보안사령부에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북한에서 발간한 논문을 읽었다고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하고 동조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고, 너무 늦었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국민이 기대한 사법의 역할을 하지 못한 듯해 반성의 마음으로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검찰도 유족에 위로를 전하며 항소를 포기했다. 동부지검은 이날 “약 50년간 흩어진 기록을 모아 확인하는 절차를 인내하며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피고인과 피고인의 유족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강씨 사건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이 참혹하게 억울한 수사, 기소, 판결을 한 경찰, 검사, 판사들은 어떤 책임을 지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뒤늦은 판결 번복, 안 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지만 백골조차 흩어져 버린 지금에 와서 과연”이라고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