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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 이제 옛말…스타벅스에서 줄 안서도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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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누적 7억건…10대부터 60대까지 확산

지난 19일 오전 8시, 서울 강남의 한 스타벅스 매장. 출근길 직장인들로 붐비는 시간대지만 계산대 앞 줄은 길지 않다. 대신 매장 입구와 픽업대 주변에 스마트폰을 손에 든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주문은 이미 끝났고, 남은 건 음료를 받아 가는 일뿐이다.

 

주문·결제가 앱으로 이동하면서 계산대 앞 대기 줄은 눈에 띄게 줄었다.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예전엔 줄 서는 게 싫어서 아예 안 들어왔는데, 요즘은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그냥 가져가요.”

 

30대 직장인 박모 씨의 말이다. 이런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스타벅스 매장 풍경을 바꾼 주인공은 모바일 주문 서비스 ‘사이렌 오더’다.

 

20일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사이렌 오더 누적 주문 건수가 7억건을 넘어섰다. 국내에 이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것은 2014년 5월이다. 매장에서 주문과 결제가 이뤄지던 기존 방식에 ‘스마트폰’을 끼워 넣은 실험은 10년 만에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주문의 중심, 카운터에서 ‘앱’으로 이동

 

현재 스타벅스 코리아 전체 주문 가운데 약 10건 중 4건은 사이렌 오더로 이뤄진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 홍콩, 호주 등 14개국 평균보다도 비중이 크다.

 

변화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았다. 20대 이하 고객의 사이렌 오더 이용 비중은 2021년 절반 수준에서 최근 70%를 훌쩍 넘겼다. 눈에 띄는 대목은 중·장년층이다. 지난해 기준 50대 고객의 절반가량, 60대 이상 고객 중에서도 약 3명 중 1명은 모바일로 주문했다.

 

60대 김모 씨는 “처음엔 복잡할 것 같았는데, 한두 번 써보니 오히려 말 안 해도 돼서 편하다”고 말했다. 메뉴 설명을 다시 묻거나 주문을 되풀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 번에, 빠르게’…앱 안에서 진화한 주문 경험

 

사이렌 오더 확산의 배경에는 서비스의 지속적인 ‘미세 조정’이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몇 년간 주문 단계를 줄이는 데 집중해왔다. 자주 찾는 매장과 메뉴를 앱 첫 화면에 띄우는 방식, 결제 수단을 미리 저장해 두는 간편결제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도 분명하다. 매장 직원들은 “피크 타임에 주문 대기 시간이 줄어들면서 제조와 픽업 동선이 훨씬 안정됐다”고 말한다. 고객 입장에선 대기 스트레스가 줄고, 매장 운영 측에선 회전율을 관리하기 쉬워졌다.

 

사이렌 오더 확산으로 매장 풍경이 달라졌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온다. 게티이미지

여기에 추가 적립이나 무료 음료 쿠폰 같은 혜택이 더해지며 한번 익숙해진 고객들이 다시 계산대 대신 앱을 찾는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주문 데이터’가 바꾸는 다음 장면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 7억건 달성을 계기로 한시적인 추가 적립 이벤트도 진행한다. 하지만 회사가 더 주목하는 건 숫자 자체보다 그 안에 쌓인 데이터다. 언제, 어디서, 어떤 고객이 어떤 메뉴를 선택하는지에 대한 기록은 향후 매장 운영과 메뉴 전략의 기준점이 된다.

 

스타벅스 측은 “앱을 통해 축적되는 이용 패턴을 바탕으로 고객별 추천과 주문 편의성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 계획”이라며 “사이렌 오더는 주문을 대신해주는 기능을 넘어, 매장 안 사람의 흐름과 속도를 바꾸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운터 앞에서 주문하던 풍경이 사라진 곳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미리 선택하고 빠르게 이동하는 새로운 일상이 자리 잡았다. 7억번의 선택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한국 커피 매장의 질서를 바꾼 숫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