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3차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코스피 5000’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여당에 신속한 입법을 당부한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코스피 5000은 시작”이라며 3월 주주총회 시즌 전 법안 처리를 목표로 입법 드라이브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최근 가파른 코스피 지수 상승세를 언급하며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22일엔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다.
3차 상법 개정의 핵심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다. 이는 회사가 보유한 자기 주식을 없애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이는 것으로, 주가 상승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개미 투자자들의 요구가 큰 제도다. 코스피5000특위가 지난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법 시행 이전에 취득한 기존 자사주에 대해선 소각 의무 발생일로부터 6개월의 추가 유예기간을 뒀다. 임직원 보상 등 특정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자사주 보유 또는 처분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회사가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수립해 매년 주총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여당의 입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차 상법 개정안은 당초 지난해 말 처리를 목표로 했으나, 내란전담재판부법 등 쟁점 법안에 밀려 해를 넘겼다.
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 8단체는 합리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이들 단체는 회사가 여윳돈으로 사들인 자기주식만 소각 대상에 포함하고, 합병이나 지주회사 전환 등을 통해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소각 의무를 면제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향후 석유화학 등 구조 개편이 필요한 산업에서 인수합병(M&A) 중 취득한 자기주식을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면 사업재편 속도가 늦어지고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 자사주의 경우 ‘2년 내’ 소각과 처분이 모두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