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부의 메커니즘… 세계 모든 국가가 직면한 ‘토지의 덫’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 마이크 버드/ 박세연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만5000원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은 주거 문제를 넘어 금융 안정성을 흔들고, 세대 간 격차를 고착하며,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동해왔다. 그래서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은 사람들의 주요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이러한 관심 때문에 출판계에서도 부동산과 관련된 다양한 책들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는 기존 책과 다른 질문을 던진다. ‘부동산은 언제 사야 하는가’가 아니라 ‘왜 돈은 언제나 땅으로 향하는가’, 그리고 ‘이 흐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다. 이 책은 부동산 시장 해설서가 아니다. 돈이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어디로 흘러가며, 왜 결국 토지로 돌아오는지를 추적하는 경제서다.

마이크 버드/박세연 옮김/알에이치코리아/2만5000원

저자는 이 문제를 단기적인 전망이나 정책 논쟁이 아닌, 훨씬 큰 시각에서 다룬다. 토지가 금융과 결합하며 자본주의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온 구조적 역사를 추적한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중세 유럽의 봉건 토지 소유, 미국 독립 이전 식민지 토지 제도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또한 저자는 일본과 싱가포르, 중국이 토지를 어떻게 다뤘는지를 언급하면서, 한국 부동산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다.

우선 일본은 1980년대 호황기 당시 정부의 저금리와 금융 완화 정책 속에서 토지와 주식 가격이 동시에 폭등했다. 그러나 버블 붕괴 이후 토지를 담보로 쌓아 올린 신용은 한순간에 무너졌고, 은행 부실과 자산 디플레이션이 겹치며 일본 경제는 수십 년에 걸친 장기 침체에 빠져들었다.

반면 싱가포르는 정부가 토지를 공공 소유로 전환해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함으로써 주거 안정을 달성하려 했다. 토지를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혼합형 주택시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갔으며, 이는 토지의 가치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전인 개발도상국에서 참고가 되고 있다.

중국 사례는 또 다르다. 중국은 부동산 개발을 성장 동력 삼아 지방정부 재정과 금융 시스템을 떠받쳐왔지만, 헝다를 비롯해 대형 부동산 기업들의 위기는 토지에 과도하게 의존한 성장 모델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