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3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 후보자 측이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면서 양당이 청문회 개최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법정시한을 이틀 넘겨 열리는 이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은 후보자의 부도덕성과 정부의 부실검증 문제에, 여당은 의혹 해소와 정책 역량 강조에 집중할 전망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23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안건을 상정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자료 미비를 이유로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거부해왔지만, 이 후보자가 전날에 이어 22일 추가로 자료를 제출하면서 청문회 개최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9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25일 만에 청문회가 열리게 됐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가 요구한 자료의 제출도 매우 부실하다. 제출 시한인 어제(21일) 밤을 넘겨 오늘 아침에야 인쇄본이 도착했다”면서도 “일단 청문회를 열어 후보자의 부도덕성과 이재명 정권의 인사검증 부실을 낱낱이 국민께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이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이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및 폭언 △래미안 원펜타스 ‘로또 아파트’ 부정청약 △인천공항 개항 전 영종도 땅 투기 △자녀의 비상장 주식 증여세 대납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우여곡절 끝에 개최되면서 여당으로선 한숨 돌린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문회 없이 직접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거나 임명해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결국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얼마나 충실히 해명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낼 수 있는, 구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다 냈다”며 “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임명의 열쇠를 가진 청와대는 ‘국민 여론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후보자 임명 여부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오면 (임명하겠다는 게) 아니라 국민적인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가 국회의 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장관을 임명해왔던 관례와 달리, 이 후보자 임명 여부는 유동적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강 대변인은 “결국 국민 반응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냐는 게 대통령의 평상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