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70여 년 만에 돌아온 이름들’…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 7명 신원 확인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대전 골령골·경산 코발트광산·제주공항 발굴 유해 일치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사업을 통해 70여 년간 행방이 묘연했던 4·3 희생자 7명의 신원이 새롭게 확인됐다. 제주 도외 형무소와 도내에서 희생된 이들로, 국가 폭력에 의해 사라졌던 이름들이 다시 역사 속으로 돌아왔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4·3 유해 발굴 및 유전자 감식 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모두 7명이다. 도외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된 희생자 5명과 도내에서 행방불명된 희생자 2명이다.

 

도외 희생자 중 김사림(당시 25·제주읍 이호리), 양달효(당시 26·〃도련리), 강두남(당시 25·〃연동리)은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가 대전 산내 골령골 집단학살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유해는 골령골 발굴 과정에서 확인됐다.

 

임태훈(당시 20·애월면 소길리)과 송두선(당시 29·서귀면 동홍리)은 각각 목포형무소와 대구형무소를 거쳐 이감된 뒤, 6·25전쟁 발발 이후 경산 코발트광산 집단학살로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산 코발트광산 발굴 유해에서 대구형무소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내 희생자 2명은 제주공항에서 발굴된 유해에서 신원이 밝혀졌다. 송태우(당시 17·제주읍 오라리)는 1948년 한라산에서 피난 중 연행된 뒤 행방불명됐고, 강인경(당시 46·한림면 상명리)은 6·25전쟁 발발 직후 경찰에 연행된 이후 소식이 끊겼다. 두 사람 모두 제주공항 발굴 유해와 유전자 정보가 일치했다.

 

이번 신원 확인은 직계 유족뿐 아니라 조카, 손자, 외손자 등 방계 유족의 적극적인 채혈 참여로 가능했다. 김사림과 임태훈은 조카의 채혈이, 나머지 5명은 손자와 외손자의 채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주도는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방계 8촌까지의 가족 단위 채혈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확인으로 발굴된 유해 426구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도내 147명, 도외 7명 등 모두 154명으로 늘었다.

 

제주도는 이번 성과가 방계 유족까지 참여한 유전자 채혈 확대의 결과라며,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 확인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추가 발굴과 유전자 확보를 통해 미확인 희생자 신원 확인 작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특히, 일본 거주 유족을 포함한 추가 채혈을 통해 행방불명 희생자 신원 확인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4·3 희생자에 대한 보고회는 다음 달 3일 오후 3시 제주4·3평화공원 내 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