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몇 시까지 파나요?”
“벌써 끝났어요. 내일 다시 오셔야 해요.”
24일 오전, 영하의 찬바람이 매서운 서울의 한 디저트 가게 앞. 문을 연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완판’ 안내문이 붙었다. 가게 문은 닫혔지만, 줄은 쉽게 흩어지지 않았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두쫀쿠 재고 있음’이라는 지도 캡처가 떠 있었고, 다음으로 갈 가게를 상의하는 대화가 이어졌다.
두바이식 쫀득 쿠키, 이른바 ‘두쫀쿠’는 이제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다. 오픈런 대행, 실시간 품절 정보 공유, 구매 인증까지 따라붙었다. 2030 세대 사이에서 두쫀쿠는 이제 ‘먹는 디저트’라기보다, 줄을 서고 인증하는 하나의 이벤트에 가깝다.
◆“맛은 아는데, 한 번에 다 먹긴 무섭다”
20대 직장인 이모 씨는 “달 걸 알면서도 안 먹어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피스타치오와 마시멜로가 겹친 쿠키를 한입 베어 문 그는 “확실히 맛은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쿠키를 반쯤 먹은 뒤 다시 포장을 접었다. “이건 한 번에 끝낼 음식은 아닌 것 같았다”고 했다.
의료진이 보는 지점도 비슷하다. 최근 한 심장내과 전문의는 SNS에 두쫀쿠를 먹은 소감을 이렇게 적었다. “단맛이라기보다 충격에 가깝다. 혀를 거쳐 바로 뇌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그는 문제를 ‘맛’이 아닌 ‘속도’로 설명했다. “정제당과 지방이 한 덩어리로 들어오면 혈당이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몸이 대비할 틈이 없다.”
◆젊은 당뇨, 이미 통계로 나타났다
숫자는 이미 변화를 보여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0~30대 당뇨 환자는 꾸준히 증가했다. 병원에서 만나는 젊은 환자들의 설명은 대체로 비슷하다. “살이 많이 찌지 않았고, 운동도 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단 디저트와 음료 섭취가 빠지지 않는다.
전문의들이 더 우려하는 건 ‘전당뇨 단계’다. 아직 병이라는 자각은 없지만, 혈당 조절 능력이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상태다. 이 단계에서 식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당뇨로 넘어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한 내분비내과 교수는 “요즘 디저트는 예전의 케이크 한 조각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 입에 들어오는 당의 밀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설탕을 씹는 게 아니라 농축된 당을 삼키는 셈이다.”
◆배보다 뇌가 먼저 반응하는 음식…“안 먹는 게 답이지만 먹는다면”
초고당·고지방 조합은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뇌의 보상 회로를 먼저 자극한다. 먹고 나서도 손이 멈추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혈당 급상승과 지방 성분이 겹치면 혈관 부담도 동시에 커진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염증이 쌓인다. 나이가 젊다고 예외는 아니다.
의료진들은 “유행을 무작정 피하라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다만 먹는 방식은 조절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한 개를 한 번에 먹기보다는 여러 조각으로 나눠 시간을 두고 먹는 것이 기본이다. 최소한 네 조각 이상으로 나누면 혈당이 치솟는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섭취 시간도 중요하다. 잠자기 전보다는 활동량이 있는 낮 시간대가 낫다. 함께 마시는 음료 역시 영향을 준다.
설탕이 든 음료를 곁들이기보다는 물이나 블랙커피처럼 단맛이 없는 음료가 권장된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건 반복이다. 하루 한 번의 호기심보다 더 위험한 건 며칠 연속 이어지는 습관이다.
줄은 아마 내일도 다시 설 것이다. 다만 그 끝에서 쿠키를 집어 드는 순간만큼은, 오늘이 처음인지 연속인지 한 번쯤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유행은 바뀌지만, 몸이 받아들이는 방식은 그렇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