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 열풍이 지속되면서 ‘해봤니 마케팅‘의 대열 선두에 올라섰다. 소비자들은 한 개에 8000원에 육박하는 고가 디저트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고, 비싼 값을 치른다. 이를 두고 ‘두쫀쿠’가 소비 심리를 가늠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쫀쿠 품귀현상에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가격도 급등하고 있는데, 업계에선 이를 빗대 ‘피트코인(피스타치오+비트코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5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에 따르면, 올해 1월 20~21일, 전국 19~59세 남녀 2,88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두쫀쿠’를 소비하는 이유 중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두쫀쿠가 ‘맛있어서 먹는 디저트’라기보다 “지금 이 시기를 살고 있다는 증표”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쫀쿠의 ‘쫀득한 식감’(24.3%)이나 ‘이국적인 맛’(12.6%)을 매력으로 꼽은 응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높은 가격과 대기 시간을 감수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가장 많이 꼽힌 이유는 “유행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19.4%)”로 나타났다. 이어 “쉽게 구할 수 없는 희소성 때문(17.7%)”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두쫀쿠 소비가 ‘미각 중심의 선택’이라기보다, 경험 소비·인증 소비·포모(FOMO) 소비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쫀쿠는 두바이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아 국내에서 탄생한 디저트다.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가늘게 만든 중동식 면)와 피스타치오 크림을 섞어 속을 만들고, 코코아 가루를 입힌 마시멜로로 감싸는 방식이 특징이다. 말랑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두쫀쿠에 열광하는 소비 행태는 고물가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조사 결과에서도 “나를 위한 작은 사치, 보상 심리(14.5%)”가 두쫀쿠를 찾는 이유 중 주요 이유로 나타났다. 외식 물가 상승이 이미 일상적인 부담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수만 원짜리 외식 대신 ‘8000원짜리 확실한 경험’을 선택하는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 소비자물가 자료를 보면, 외식·가공식품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디저트·간식류를 중심으로 한 소액 프리미엄 소비는 오히려 일상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쫀쿠 열풍은 원재료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두쫀쿠 대란은 소비자가 구입하는 피스타치오 가격도 밀어 올렸다. 한 대형마트는 올해 들어 피스타치오 가격을 20% 인상했다. 탈각(껍데기를 깐) 피스타치오 400g 소비자가격은 지난 2024년 약 1만8000원에서 지난해 2만원으로 올랐고 올해 2만4000원으로 뛰었다. 미국산 피스타치오(껍데기를 깐 알맹이) 국제 시세는 현재 파운드당 약 12달러로 1년 전(8달러 안팎)의 1.5배 수준이다. 피스타치오 가격 급등을 빗대 ‘피트코인(피스타치오+비트코인)’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을 정도다.
문제는 이 흐름이 소상공인에게는 기회이자 동시에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재료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정 속에서 개인 카페들은 원가 압박에 시달리는 반면,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미 주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은 ‘두바이 스타일’ 디저트 라인업을 확대하며, 줄 서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대중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쫀쿠 열풍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선 응답자의 72.7%가 “일시적 유행이거나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앰아이 관계자는 “두쫀쿠 현상은 한국 소비자가 ‘무엇을 사는가’보다 ‘왜 사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과거 ‘허니버터칩’이 공급 부족을 통해 소유욕을 자극했다면, ‘두쫀쿠’는 여기에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경험의 증명’ 욕구가 결합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흐름을 읽는 브랜드만이 반짝 유행을 넘어 하나의 디저트 카테고리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