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중국으로 가는 자이언트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의 모습을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25일 오전 도쿄 우에노동물원. 24.6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된 사람들이 시간대별 입장 안내판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선 가운데, 비록 두 판다의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어도 ‘마지막 관람일’의 분위기를 느끼고자 이곳을 찾은 이들도 많았다.
대기열 인근에서 손글씨로 ‘저를 동행시켜주실 분을 찾습니다’라고 쓴 팻말을 목에 건 채 누군가 남는 관람권을 건네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성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이타마에서 왔다는 중년 여성 고바야시, 사토(이상 가명)씨는 판다 인형으로 장식한 가방을 맨 채 한 손으로는 샤오샤오와 레이레이 사진이 들어간 깃발을 흔들면서 판다 우리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고바야시씨는 2017년 이곳에서 태어나 2023년 중국으로 반환된 샹샹 때부터 판다 팬이 됐다며 “27일날 (중국으로) 출발한다고 하니까 그날이 마지막이겠거니 생각하고는 있지만, 벌써부터 쓸쓸하다. 이제 더는 못 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했다.
두 여성은 “(2021년 6월생인)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는 코로나19 대유행기 때 태어나는 바람에 귀여운 아기 때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지금은 (악화한 중·일 관계 때문에) 조금 불안하지만, 나중에라도 안심하고 중국에 가서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직후 캉캉과 란란이 우에노동물원에 들어오면서 판다는 ‘중·일 수교’의 상징이 됐으나, 곧 일본은 반세기 만에 ‘판다 없는 나라’가 된다. 와카야마현 테마파크에서 사육 중이던 네 마리가 지난해 6월 반환된 이후 마지막 남은 쌍둥이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27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월요일은 우에노동물원 정기 휴장일이어서 이날은 일반 관람객이 쌍둥이 판다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동물원 측은 지난 14일부터는 인터넷 응모를 통해 당첨된 이들에게만 판다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관람이 허용된 인원은 총 4400명. 앞뒤에서 한 마리당 1분씩, 길어야 총 4분 남짓밖에 못 보는 상황이지만 10만명 넘게 신청했다.
동물원 측은 샤오샤오, 레이레이의 그간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시하거나 기념 촬영용 걸개 사진을 마련해 판다를 직접 보지 못한 입장객들에게도 석별을 기념할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 판다 인형, 열쇠고리, 지갑, 양말 등을 파는 기념품숍도 몰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바현에서 2세 아이와 함께 동물원을 찾은 여성은 NHK방송에 “마지막으로 딸에게 판다를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판다가 일본에 또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우에노동물원 측도 “언제든 새 판다가 우리 동물원에 올 수 있도록 (사육장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이 각종 보복성 조치로 대응하는 중이어서 당분간 새 판다가 일본에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