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천장을 뚫는 동안 지방은 침체하며 부동산 초양극화의 벽이 세워졌다. 가격 상위 20%와 하위 20% 아파트의 격차는 14배까지 벌어졌다.
◆ 9000만 원 vs 13억원 좁혀지지 않는 간극
26일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의 5분위 배율은 14.45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5분위) 평균가를 하위 20%(1분위) 평균가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의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하위 20%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9292만 원인 반면 상위 20%의 평균 가격은 13억 4296만원에 달했다. 지방의 저가 아파트 14채를 합쳐야 서울이나 수도권의 고가 아파트 한 채를 겨우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 ‘그들만의 리그’ 된 서울 한강벨트
이 같은 격차의 주범은 서울 그중에서도 이른바 ‘한강벨트’와 강남 3구의 독주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8.98% 상승하며 전국 시장을 견인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송파구가 22.52%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동구(18.75%) 서초구(15.26%) 강남구(14.6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비수도권은 울산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다. 전국 평균이 1.08% 하락하는 와중에 서울 핵심지만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연초 12.80이었던 5분위 배율은 연말에 14.45까지 치솟으며 매달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웠다.
◆ “이제는 초양극화 시대”… 자산 불평등 심화 우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지역적 차이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초양극화로 규정한다.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압구정 잠실 등 초인기 지역으로 쏠리면서 자산 가치의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작년 아파트 시장은 가장 인기 있는 곳의 가격이 먼저 오르고 그 온기가 주변으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핵심 지역만 독주하는 형태를 보였다”며 “이러한 흐름이 한강 변을 따라 확산하면서 전체적인 자산 격차를 키우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