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 계약직 채용 과정에서 채용공고에 없는 기준으로 합격자를 뽑은 외교부 고위공무원에 대한 정직 징계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는 외교부 공무원 A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1개월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외교부 총영사관은 2020년 12월 교육 분야 전문직 행정 직원 채용공고를 냈다. 당시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A씨는 1차 서류심사에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지원자 24명 중 5명을 선발해 필기시험과 면접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A씨는 B씨보다 필기시험 점수가 높은 다른 지원자가 있었음에도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이라는 임의적인 기준으로 채용 후보자로 결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2021년 3월 B씨가 전문직 행정 직원으로 채용됐다.
감사원은 2023년 외교부 등을 상대로 감사한 결과 A씨가 당시 채용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외교부에 A씨를 징계 처분해달라고 요구했다. 외교부는 같은 해 9월 중앙징계위원회 의결에 따라 A씨에게 정직 3개월 처분했으나,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를 거쳐 1개월로 감경됐다. A씨는 이에 불응해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서류전형 당시 간사와 협의 아래 면접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내규 제8조제5항은 ‘간사는 위원장의 명을 받아 인사위원회의 업무를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원고가 간사와 협의했다고 해도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가 불분명한 지원자를 합격시키고 다른 지원자를 연령 등 이유로 탈락시킨 것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A씨가 적용한 ‘업무 연속성 및 안정성’은 채용공고 시 명시한 자격요건이 아닌 점, 간사로부터 면접·필기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를 최종 채용하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는데도 뽑은 점 등을 토대로 징계가 타당하다고 봤다.
정직 1개월 처분이 가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의 성실의무 위반이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중앙징계위원회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고 그에 따른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