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한 끼 사 먹는 것도 주머니 가벼운 직장인들에겐 부담입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점심에 칼국숫집을 찾았다가 메뉴판을 보고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식당의 칼국수는 9500원, 만두는 7000원으로 두 사람이 칼국수에 만두를 주문할 경우 3만원에 육박한다. ‘서민 메뉴’ 김밥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혼밥을 즐기는 20대 직장인 B씨는 “요즘 김밥에 라면만 주문해도 1만원이 든다. 매일 사먹는 것도 부담이라 정말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할 지 고민된다”라고 말했다.
고물가에 외식비가 크게 오르면서 점심값 부담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저렴한 김밥집이나 분식집을 찾는 이들도 많은데, 김밥이나 면류 등 대표 ‘서민 메뉴’도 1년 새 5% 이상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외식비는 최대 5% 이상 상승했다. 특히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이 즐겨 찾던 김밥과 ‘외식 메뉴’ 삼겹살 가격이 크게 뛰었다.
김밥 가격은 지난해 1월 3538원에서 12월 3723원으로 1년 새 5.2% 올랐다. 총 인상액은 200원 수준이지만 가벼운 한 끼라는 인식이 강했던 메뉴인 만큼 소비자들의 체감 인상폭은 훨씬 큰 상황이다.
같은 기간 삼겹살 가격도 같은 기간 1만6846원에서 1만7769원으로 5.5% 상승해 주요 외식메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계탕은 1만7269원에서 1만8000원으로 4.2% 올랐으며, 일부 전문점에서는 이미 기본 가격이 2만원을 넘긴 곳도 적지 않다.
면류 가격도 예외가 아니다. 칼국수는 9462원에서 9923원으로 4.9% 올랐고, 냉면은 1만2038원에서 1만2500원으로 3.8% 상승했다. 자장면 역시 7500원에서 7654원으로 2.1% 인상되며 이른바 ‘면플레이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외식비 상승 배경으로 원재료비·인건비·임대료가 동시에 오르는 구조적 요인이 지목된다. 이상기후에 따른 식재료 가격 불안과 물류비 상승에 더해,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까지 겹쳐 외식업 전반에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체감 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최근 1년 새 2% 이상 상승하며 외식비 인상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서민들이 자주 찾는 메뉴일수록 가격 변화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외식비 상승세가 단기간에 꺾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식재료 가격이 일부 안정되더라도 인건비나 임대료처럼 한 번 오른 비용은 쉽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