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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달러부터 쟁이자” 외화예금 160억달러 폭증… 13년 만에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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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액 1194억달러 돌파…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 폭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나오는 원달러 환율 시세. 뉴스1

 

지난해 말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한 달 사이 160억달러 가까이 늘어나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19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1월 말보다 158억8000만달러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2012년 6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 규모다.

 

이번 현상의 일차적인 원인은 기업의 대규모 자금 유입에 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이 1025억달러로 전월 대비 140억7000만달러 늘어 전체 상승세를 견인했다. 외국인의 국내 기업 지분 취득 자금 약 20억달러가 유입되었고 수출입 기업들이 연초 결제 예정인 수입 중간재 대금을 외화 형태로 일시 예치한 영향이 컸다. 즉 기업들이 향후 지출을 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해둔 ‘실무적 준비’의 성격이 강하다.

 

동시에 개인 외화예금도 18억2000만달러 증가하며 16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 지속에 대한 기대감과 환율 변동성에 대한 방어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환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와 자산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다.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증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중립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예탁금 증가가 해외 주식 투자를 위한 선제적 유입인지 아니면 주식 처분 후 환전하지 않고 머무는 자금인지 세부 구분이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번 외화예금 급증은 거시 경제적 관점에서 국내 외환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는 점에서 환율 급변동 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기업과 개인이 원화 자산보다 외화 보유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은 향후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