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 예산으로 개인 형사사건 변호사 수임료와 벌금 납부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북 전주농협 조합장에 대해 노동조합이 “죄질에 비해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검찰의 즉각적인 항소와 조합장 직무 정지, 조합원 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주농협분회는 26일 오전 전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애초 구형대로 징역형을 선고받도록 즉시 항소해 법의 준엄함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전주농협 이사회는 조합장 직무를 정지하고, 대의원총회를 열어 제명을 결의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김미경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업무상 횡령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고의무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임인규 전주농협 조합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임 조합장은 금고 이상의 형을 결격사유로 규정한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조합장직을 상실하게 된다.
재판부는 “조합장 개인 재판으로 부과된 벌금과 변호사 비용을 조합의 직무수행 과정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횡령 혐의를 인정했고, “금융기관의 장임에도 금융사고를 은폐하고 책임을 전가한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임 조합장은 2019년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부과된 벌금과 2022년 임원 선거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발생한 변호사 수임료 등을 농협 예산으로 납부해 총 2850만원 상당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2023년 전주농협 간부급 직원과 가족 등이 연루된 불법 대출 사실을 보고받고도 이를 상부에 보고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고 은폐를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해당 불법 대출 사건은 직원들이 허위 법인을 설립해 토지를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84억원 규모의 배임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규정상 중징계와 형사 고발이 이뤄져야 함에도 임 조합장이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전주농협분회는 그러나 “노동조합 불법 탄압과 부당해고와 징계, 농민 조합원 부당 제명, 공금 횡령과 불법 선거 조장 등 불법 비리가 누적돼 있다”며 “집행유예 선고는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전주지검 담당 검사 면담을 요구하고 농민 조합원들의 탄원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