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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서 말사 주지들에 돈 봉투…경주 불국사 주지 선거서 무슨 일이? [이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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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대 금품 살포 의혹, 일파만파
불국사측,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해명

국내 대표 사찰 가운데 하나인 경주 불국사 주지 선출 선거 과정에서 수억원대의 금품이 살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법 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요구된다. 

 

26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불국사 현 주지 종천 스님 측은 2024년 7월 2일 열린 주지 선거를 전후 해 산하 말사 주지 등 투표권이 있는 관계자들에게 모두 3억6000여만 원의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불국사 전경. 불국사 홈페이지 캡처

주지선거 당시 살포된 자금은, 당시 주지 권한 대행이었던 현 주지가 총괄 관리하던 불국사의 ‘발전위원회 기금 3억원’, ‘문중기금 1억원’, ‘국장모임 1억원’ 등 총 3개 명의 계좌에서 각각 인출한 금액은 총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주지 대행의 지시를 받은 불국사 한 관계자는 그 해 6월 28일 거래은행인 농협 지점에서 예금을 인출 해 선거일인 7월 1일까지 불국사 사무실 옆 ‘0커피숍’ 등에서 불국사 주지선출 투표권을 가진 말사 주지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

 

이 과정에서 현 주지는 예금이 10만원권 수표로 인출된 사실을 인지하고 다음 날인 29일이 휴일임에도 농협 지점장에게 연락한 후 재무스님을 시켜 1억5000여만원의 현금으로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된 자료 중 ‘산중총회 지출 명단’에 따르면, 투표권을 가진 불국사 산하 말사 주지 등 94명 중 39명에게 500만원씩 1억9500만원, 55명에게는 300만원씩 1억6500만원 등 모두 3억6000만원이 지출됐다.

 

이 3억6000만원은 ‘여비’ 명목으로 지출됐으며, 또 다른 지출내역의 ‘선거관련 대중공양비’ 5400만원(10명 500만원씩), '0스님과 종무소’ 1370만원(31명) 등이 별도로 지출돼 총 지출금액은 4억2770만원에 달한다.

 

이 같이 금품살포건의 논란이 증폭되자 조계종 총무원측은 불국사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불국사 주지선거 당시 산중총회 지출 내역자료. 제보자 제공

조계종 감사실은 2024년 7월 불국사 주지선거 당시 4억여원의 현금 살포 경위 등에 대한 사실확인을 위해 올 1월 6~8일까지 불국사를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일이 지난 현재까지 관련자 징계여부나 수사의뢰 등 당사자들에 대한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조계종은 진상파악을 하고도 현금 살포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나 경찰 수사의뢰 방침 등 후속 절차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는 등 종단 고위층에서 이를 덮으려 한다는 의혹마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국사 관계자는 26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종천 스님이 출타중인 만큼 내일 다시 연락을 해달라”라고 해명했다.

 

한편 불교계 관련인사 A씨는 조계종 총무원에 지난 해 5월 탄원서를 접수했으나 종단측이 현재까지 묵묵부답인 상태가 되자, 조만간 경찰에 정식으로 고소장을 접수할 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