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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쏠림 해소·산업구조 재편… 장기투자 유인책도 필요” [코스피 5000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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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육천피로 가려면

삼성전자·하이닉스 시총 비중 35%
반도체 호황 꺾이면 경제 전체 흔들
주력산업 바꿀 새 성장동력 확보해야
수출 기업이 내수 키우는 ‘낙수효과’
대·중기 상생 생태계 구축해 복원을

장투 세제 혜택·배당소득세 인하 등
단타 위주 투기문화 바꿀 제도 마련을

코스피가 조기에 5000 시대를 열었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대형주에 편중된 성장 구조는 여전한 과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승세를 안착시키고 ‘육천피’(코스피 6000)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튼튼히 하는 질적 성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세계일보가 인터뷰한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단순한 수치상의 상승을 넘어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산업에 쏠린 ‘증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난 1년간 코스피 시가총액이 2000조원 넘게 늘어나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상승분의 절반을 차지했고, 전체 시총 내 비중도 35%를 넘어설 만큼 특정 종목 의존도가 심화한 상태다. 기업의 실질적인 이익 개선 없이 기대감만으로 오른 증시는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산업 구조 재편과 투자 문화 개선을 통해 시장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도체 ‘외길 성장’ 해소 필수

 

허준영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몰빵’한 구조는 호황일 때는 수익이 크지만, 사이클이 꺾이면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을 경계했다. 허 교수는 대만 경제가 반도체 기업 TSMC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을 짚으며 “반도체 외길 성장보다는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전통 제조업과 중소형 우량주, 내수 관련주가 함께 오르는 환경이 조성돼야 증시가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 대기업의 성과가 내수 중소기업과 가계로 이어지는 ‘낙수 효과’의 복원도 주요 과제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대기업과 일부 업종 견인으로 코스피 5000선을 넘으면서 소득이 집중되는 양극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출산업의 내수 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중소기업이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고용·사회 안전망을 통한 혁신생태계를 바탕으로 한국경제가 성장해야 그 열매가 전 계층에게 고르게 돌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단타 위주의 투기적 문화를 장기 투자로 유도할 제도적 유인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경제학)는 “단타 위주 거래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현재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배당소득세를 인하하는 등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업 구조조정으로 동력 확보”

 

코스피의 추가 도약을 위해서는 기존 산업 구조를 과감히 재편하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경제학)는 “한국경제가 발전하는 동안 주력산업은 크게 바뀐 적이 없다”며 “20년 전 주력산업이 지금도 주력산업인데, 이제는 성장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일부 산업의 경우 중국의 가격경쟁에 밀려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국민성장펀드 등을 기반으로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증권학회장을 지낸 이준서 동국대 교수(경영학과)는 “최근 상승세가 기대감(PER)에 기인한 만큼 ‘오천피’ 안착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이익(ROE)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이어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상장지수펀드(ETF) 확대를 꼽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코스닥 ETF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지원이 동반된다면 지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투자자 이탈을 우려해 도입을 미뤄왔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의 적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그간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들을 내놨는데 현시점에서 부양정책은 충분한 것으로 본다”며 “증시가 오른 만큼 수익도 커졌기 때문에 금투세 도입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