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그리고 ‘39.5’.
지난 23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1월 4주차 주간 정례 정당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비율은 43%,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22%였다. 반면 26일 공개된 리얼미터의 1월 4주차 주간 정례 정당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2.7%, 국민의힘 지지율은 39.5%를 기록했다. 비슷한 기간(한국갤럽 20∼22일, 리얼미터 22∼23일)에 성인 1000명을 표본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 것이다.
두 여론조사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를 배경으로 지목한다. 단순히 조사방식의 차원을 넘어, 극단화되는 정치 배경이 설문 응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갤럽은 전화조사원 면접 방식을, 리얼미터는 자동응답(ARS) 방식을 사용한다. 정치에 관심이 높은 고관여층일수록 ARS 응답률이 높은 것이 이러한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암 보험에 관한 ARS를 끝까지 듣는 사람은 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며 “(ARS 조사의 경우)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정당지지가 뚜렷한 사람일수록 응답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0명의 국민 중 양 끝에 있는 20∼3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지면, 양 정당 간 지지율도 비슷하게 나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것만으로 지지율 격차를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민주당 지지율은 갤럽과 리얼미터 모두 40%대에서 안정화된 경향을 띤다. 여권인 민주당 응답자보다 야당인 국민의힘 지지층이 더 여론조사 방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샤이(Shy) 응답자’ 해석도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민주당의 경우 샤우팅(Shouting)과 ‘샤이’ 사이의 간극 차가 없기 때문에 (여론조사) 차이가 없지만, 국민의힘은 둘 사이 차이가 두 배 정도 난다. 그 결과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짚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최근에 우리 사회를 감싸고 있는 주요 이슈는 계엄과 탄핵에 대한 부정적 평가”라며 “전화면접 조사에선 자신의 실제 정당을 응답하지 못하는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식에 따른 비율 차이는 과거에도 어느 정도 존재했다. 문제는 이런 괴리율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 같은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의 심화’를 지목한다.
1월 4주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향후 1년간 살림살이에 대한 조사도 있었는데 갤럽은 조사 후 “정권 교체 전까지 살림살이 전망은 경기 전망에 비해 정치적 태도보다 생활수준 상하 간 차이가 컸는데 6월 이후로는 그렇지 않다”며 “경기 전망 못지않게 살림살이 전망에서도 성향별 대비가 뚜렷하다”고 짚었다. 살림살이를 낙관하는 비중에서 비관하는 비중을 뺀 ‘순지수’ 지표에서 상층은 +8, 하층은 -16이었는데, 정치성향이 진보인 사람들은 +35, 보수층은 -21로 차이를 보였다. ‘내 집 살림이 어떻게 될 것이냐’는 경제적 이슈에서도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전망이 엇갈리는 ‘정치 양극화’ 현상이 엿보인 것이다.
배 소장은 “과거엔 세대 간 양극화, 경제적 양극화 얘기를 많이 했다면, 탄핵 이후로는 정치적 양극화가 지배하고 있다”며 “그사이 ‘샤이’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도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이 여러 조사결과에서 보인다”며 “이것이 ARS와 면접인터뷰 간 차이에서도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