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로구 세운4구역에 재개발 사업을 두고 “종묘 경관 훼손”이라며 국가유산청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참여연대가 감사원에 서울시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참여연대는 2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세운4구역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세운4구역과 관련해 장기간 논의와 문화재 심의를 거쳐 형성된 기존 행정 판단과 사업 추진 경과를 스스로 뒤집었다”며 “그 과정에서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역사∙문화∙환경을 중대하게 훼손할 우려가 커 공익감사를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종묘는 세계유산 부지 내 시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층 건설 건물이 허가되면 안 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온 곳”이라며 “도심 녹지 축 조성 비용을 인근 개발 이익으로 충당하려는 무리한 사업 구조 자체가 근본적 문제”라고 싶었다. 임 교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이 정치적 성과를 위해 허울뿐인 도심 녹지 축 사업을 완성하고자 종묘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효주 참여연대 주거조세팀장에 따르면 오 시장은 2009년에도 도심 녹지 축 조성을 이유로 세운4구역 최고 높이를 122.3m(36층)로 추진했으나 이후 5년에 걸친 문화재위원회 심의 끝에 경관 보호를 조건으로 최고 높이는 71.9m(20층)로 확정됐다. 하지만 오 시장이 2021년 재선에 성공했고, 지난해 10월 최고 높이를 141.9m(38층)로 상향하는 전면적 계획 변경을 단행했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 문화재 보호 조례도 개정한 상태다.
권정순 변호사는 “서울시는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심 녹지 확보’라는추상적 명분을 내세워 관리처분인가까지 완료된 세운4구역 사업을 뒤집었다. 사업 지연과 막대한 금융비용 손실을 야기한 부당 행정”이라며 “문화재위원회와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그동안 종묘 경관 보호를 위해 건축물 높이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문화재위원회는 2010년 건물 높이를 75m로 제한했고, 이에 따라 심의 끝에 71.9m 높이로 확정해 추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강훈 변호사는 시가 서울시 문화재 보호 조례에서 제19조 제5항을 삭제한 것에 대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과도하게 축소하면서 아무런 대안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문화유산청이 종묘의 세계유산구역 지정 고시나 관련 시행령 개정만으로는 규제 공백을 해소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이어 “SH공사가 세운4구역 사업 변경으로 총 사업비가 1조7315억원에서 2조9802억원으로 72.1% 증가했는데도 신규투자사업 타당성 재검토를 받지 않았다. 시의회가 근거 자료를 요구했는데 서울시와 SH공사가 이를 거부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또 SH공사가 기존 설계업체와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뒤 설계공모 절차 없이 520억원 규모 용역 계약을체결한 것도 편법 계약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행정이 바로잡히지 않으면 유사한 도시정비사업과 문화유산 인접 지역 개발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감사원에 종합적이고 엄정한 감사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