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비대해진 행정에… 경기도는 ‘쪼개기’ 움직임 [심층기획-행정통합 바람 속 지자체 온도차]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북부·남부 발전 격차 갈수록 심화
행정 서비스·재정 강화 명분 불구
주민투표·특별법 제정 ‘산 넘어 산’

“뭉쳐야 산다”는 시·도 행정통합과 반대 개념의 행정분리 움직임도 있다. 현재 경기도에서 분리하자는 개념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논의가 대표적이다. 비대해진 행정의 비효율성을 걷어내고 소외된 지역의 잠재력을 깨우자는 명분을 앞세운다. 행정통합과 마찬가지로 분리 역시 주민 공감대 형성과 정부의 전폭적 권한 이양에 성패가 달렸다는 지적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의 분도 논의는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처음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35년간 선거 때마다 반복돼 온 단골 메뉴다. 북부지역의 규제와 산업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고 행정 분리와 재정·정책 권한 확대를 통해 균형발전을 추구하자는 제안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돼 왔다.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제공

도내 최대 쟁점이지만 수도권 이남 지자체들은 비수도권 발전에 저해된다는 이유로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달 초 한 통신사가 공개한 도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찬성 58%, 반대 31%로 나왔다. 최근 지방 광역지자체의 행정통합 논의가 덩치를 키워 생존력을 높이는 ‘규모의 경제’에 무게를 뒀다면 경기북도 신설은 덩치를 쪼개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전자가 지방 소멸 위기, 인구 감소를 해소하고 경제권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인 반면 후자는 1400만 인구를 나눠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조치다.

경기연구원 자료(2020년)에 따르면 경기도를 국가로 가정했을 때 국민총생산(GDP) 규모가 아일랜드·체코와 비슷하고, 무역 규모는 스웨덴·헝가리와 같다. 면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9개국 중 38위, 인구밀도는 1위에 해당한다. 만약 인구 400만명 안팎의 경기 북부가 독립할 경우 서울과 경기 남부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광역시·도가 출범하게 된다. 이곳은 접경지와 상수원보호구역, 수도권정비계획,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 다양한 중첩 규제로 인해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출범을 위한 길은 험난하다. 주민투표 실시나 지방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단순히 도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제주·강원처럼 고도의 자치권을 확보하고 특례권한을 이양받아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합의해야 국회 문턱도 넘을 수 있다. ‘가난한 지자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재정 자립과 경제 자생력 확보가 필요하다.

전임 경기지사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은 줄곧 ‘시기상조’라며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지금 상태로 분리하면 도민 삶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각종 규제로 산업·경제 기반이 취약하고, 분리해도 당장 규제 완화와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